"차별 없다"더니..日 군함도 등 1299명 '체불 명부' 나왔다

황현택 입력 2021. 3. 31. 07:39 수정 2021. 4. 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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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뒤 '조선인 차별은 없었다'고 홍보했던 이른바 '군함도'의 전시관, 오늘(31일)이면 개설 1년이 됩니다.

그런데 조선인 징용자에게는 급여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KBS가 확보했습니다.

체불 대상자가 천3백 명에 육박합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태평양전쟁 직후인 1946년, 일본 후생성이 군함도 탄광을 운영하던 미쓰비시 다카시마 탄광에 지시해 작성한 문서입니다.

조선인 징용자의 이름과 나이, 본적지, 미지급 임금 내역 등이 상세히 담겼습니다.

["한 사람에 500엔, 550엔…. 당시 하루 급여가 매우 적어서 여성 노동자라면 1엔이나 2엔이었어요."]

미성년 징용자도 상당수입니다.

["14살은 '운반'이라고 돼 있네요. 탄광 안에서 석탄을 나르는 일입니다. 133엔을 안 줬네요. 2~3개월분입니다."]

이렇게 천299명에게 체불한 돈은 22만 4,862엔, 현재 가치로 따지면 수십억 원에 해당하는 거액입니다.

하지만 전시관은 이런 기록 대신에 조선인 차별을 부정하는 증언만 잔뜩 모아놨습니다.

[스즈키 후미오/증언 동영상 : "군함도에서 (조선인이) 호되게 당했다는 말은 전혀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이를 뒷받침한다며 엉뚱하게도 타이완인 월급봉투까지 전시해 놨습니다.

[다케우치 야스토/강제동원 연구가 : "(타이완인과는) 대우가 달랐습니다. 조선에서 강제동원된 사람들은 월급의 40% 가까이 강제저축됐어요. 많은 액수는 전후 혼란 상황에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한일 두 나라는 이후 1965년 청구권 협정을 맺었고, 일본 정부는 이로써 미지급 급여 청구권도 소멸됐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다케우치 야스토/강제동원 연구가 : "개인의 자산에 대한 청구권을 정부와 정부가 없었던 일로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건 개인의 권리이니까요."]

일본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초, 전시 내용을 개선하라는 요청서를 스가 총리에게 보냈습니다.

"입맛에 맞는 자료와 증언을 골라 전시하는 건 역사 왜곡일 뿐"이라고 지적했는데,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최창준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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