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하면 저널리즘 신뢰 구축 하겠다"

유성운 2021. 3. 3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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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기본적인 것" 시큰둥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연합뉴스]

수신료를 인상하면 재난방송을 강화하고 저널리즘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KBS의 구상에 이사회에서도 "기본적인 사항"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 나왔다.
KBS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수신료 인상을 위한 공적 책무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승동 사장 등 경영진은 이날 이사회 참석해 수신료를 인상할 경우 재난방송 강화, 저널리즘 신뢰 구축, 고품격 다큐멘터리와 대하사극 등 공영 콘텐트 제작, UHD 모바일 서비스 수신환경 개선, 장애인 등 소수자 서비스 개발, 디지컬콘텐트 확대, 지역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내걸었다.

하지만 이사회의 반응은 냉담했다.
문건영 이사는 "KBS가 내놓은 방안은 너무 평면적이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이사는 "나온 내용이 다 좋은 것이고 필요한 것이지만 일반 시청자가 '수신료가 오르면 이렇게 좋아지는구나'라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재난방송이나 저널리즘 신뢰 구축 등 다 기본적인 것이다. 이런 것을 내세워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옥희 이사도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가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류일형 이사는 "지금 나열된 것은 루틴한(일상적) 정도"라며 "KBS의 세종시 이전처럼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임팩트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집행부가 깊이 있게 연구하고 검토해서 이사회 보고하길 기대했는데 없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정욱 이사는 "재난방송이나 고품격 대하사극만 해도 수신료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며 "위축되지 말고 확신을 갖고 추진하라"고 격려했다.
이에 대해 임병걸 부사장은 "오늘은 사업 요약이고 앞으로 두 차례에 걸쳐 공적 책무를 설명한 뒤 5월에 비전을 검토하는 자리가 있다"며 "코로나19와 보궐선거 국면이 지나면 대국민 설득과 홍보작업도 구체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는 "수신료 인상과 연결할 사안은 아니다. 그에 대한 선언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고 그간 실천해왔다"며 "수신료 인상과 연결하면 그동안 우리가 정치적 중립이 아니었다고 하는 셈이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KBS는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을 논의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온라인 숙의 토론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르면 약 200명의 국민 참여자를 초청해 수신료 인상 폭과 KBS의 공적 책무와 자구 노력 등에 대해 5월 8~9일 온라인 숙의 토론조사를 하고 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숙의 방식은 미디어 전문가 5명이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가 결정하며, 위원회는 한국방송학회·한국언론학회·한국언론정보학회로부터 위원을 추천받아 다음 달 초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
KBS는 수신료를 월 2500원을 384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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