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지각, 회의시간엔 딴짓...나 혹시 ADHD?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1. 3. 3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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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성인 4%가 앓는다
산만한 당신, 주의력 결핍을 줄이는 코칭 12가지

회사원 최모(33)씨는 입사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직 대리 직함을 못 받았다. 업무 해결 실적이 낮고, 근무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러다 속된 말로 잘릴 판이다. 제시간에 출근을 못해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듣는 경우도 잦고, 회의 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질 못했다. 결국 주변의 권유로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은 결과,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분류된다는 의견을 받았다.

◇성인의 4%가 ADHD 증세 보여

ADHD는 지나치게 주의력이 부족하고, 안절부절 못해 충동적인 행동을 보일 때 의심할 수 있다. 주로 학령기 아이들에게 흔하나, 성인에도 있다. 미국서 이뤄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약 4%에서 크고 작은 ADHD 증세를 앓는다. 소아청소년기에는 ADHD로 과잉 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과잉 행동은 줄고, 주의력 결핍과 산만함이 더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 대다수는 특유의 어질지 못함으로 학교와 직장 생활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실수를 반복하는 부적응자로 인식되기 쉽다. 주의력 결핍으로 당연히 해야 할 계획된 일정을 제때 챙기지 못하고, 지금 해야 할 일을 계속 미루는 산만함이 6개월 이상 지속됐고, 그로 인해 직장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도 망가지고 있다면 성인 ADHD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소영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 ADHD는 문제 행동이 두드러져 진단과 치료가 조기에 이뤄질 수 있지만, 성인은 특이한 성향자로 인식되어 진단과 교정이 늦게 일어날 수 있으니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성인 ADHD에 대한 명확한 진단 기준이 없기에 평소 행동과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 성향을 평가를 하는 자가 평가 체크리스트가 진단에 도움을 준다. 세계보건기구 성인 ADHD 워킹 그룹이 제시한 체크리스트에 따르면<그래픽 참조>, ▲매사를 마무리 짓지 못 하고 ▲일의 순서를 정하는 데 힘들어 하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놓치고 ▲중대한 일을 시작하는 걸 자꾸 미루고 ▲진득이 앉아 있어야 할 때 안절부절해하고 ▲과도하게 활동적일수록 성인 ADHD로 진단될 가능성이 크다.

◇정보·선택 과잉, 주의력 키워야

성인 ADHD는 사회생활 기능 저하로 경제적으로 손실을 입거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명확히 증세가 확인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도하에 약물 치료를 받고, 행동 인지 교정 요법도 하는 게 좋다. 더욱이 인터넷·SNS 등으로 인한 정보와 선택 과잉 시대에서는 많은 이들이 진득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충동적일 수 있다. ADHD 성향 잠재 성인이 많다는 얘기다. ADHD 환자가 아니더라도 이 분야에 쓰이는 행동 인지 교정 요법을 실생활에서 따라 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정신과와 미국 정신의학협회 등은 주의력 결핍과 산만함을 줄이는 코칭(coaching) 기술을 제시한다. ADHD 성향을 보이는 이들은 일의 순서를 잘 정리하지 못한다. 이에 하루와 일주일 단위로 우선순위 일정 계획표를 짜라고 권한다. 매일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해보는 시간도 따로 설정하고, 스마트폰 알람을 이용해 스스로 주지시키는 게 좋다.

이들은 꼭 필요한 물건을 찾느라고 상당 시간을 헤맨다. 집과 사무실에서 자주 쓰는 물건들을 찾기 쉽게 자주 정리 정돈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해야 할 일이 생각나면 바로 메모를 하라. 그것을 일부러 소리 내어 말하면 기억을 더 잘할 수 있다. 간단한 이메일 답신이나 간략한 용건의 전화 통화 등은 바로바로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뭘 해야 할 생각거리가 많아지면, 되레 회피하고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ADHD 성향자는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데 힘들어 한다. 멋진 시계를 차서, 팔목의 시간을 자주 보는 것도 시간 관념을 키우는 데 권장된다. 여러 일을 동시에 벌려 멀티태스킹 하지 말고, 한 번에 하나씩만 처리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요하지 않은 약속이나 제안에 대해서 “No!”라고 말해도 된다. 이소영 교수는 “잠이 부족하면 안절부절 증세가 더 커질 수 있으니 수면은 7~8시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들은 취미 생활로 차분함을 키우는 명상이나 요가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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