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서 강간당했다 외치자.." 英명문학교서 쏟아진 성폭행 증언들

이소현 기자 입력 2021. 4. 1. 05:44 수정 2021. 4. 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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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학교 내 만연한 '강간 문화'(rape culture)에 대한 폭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에브리원즈 인바이티드'(Everyone's Invested) 웹사이트 캡처

"친구들은 강간당한 내게 오히려 화를 냈다."

피해 여학생은 "15살 때 친구들과 파티를 하던 중 완전히 취했다. 18살 남학생 두 명이 나를 화장실로 끌고 갔다. 한 명이 나간 뒤 다른 한 명은 그대로 나를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화장실 문 밖으로 나와 '강간당했다'고 외치자 파티는 깨졌고 모두가 쫓겨났다. 친구들 모두 내 잘못이라며 나를 미워했다. 다음 날 그들은 '내가 모든 사람의 밤을 망쳐 놓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해당 내용은 웹사이트 학생들의 성폭행 피해 사실을 증언하는 '에브리원즈 인바이티드'(Everyone's Invited)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셔본·이튼·웨스터민스터…엘리트 사립학교서 줄잇는 폭로
영국 학교 내 만연한 '강간 문화'(rape culture)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 증언 사이트인 '에브리원즈 인바이티드'(Everyone's Invited)로 인해 영국 교육계는 물론 국가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사이트에서는 사교 파티에서 마약에 취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등 10대들의 폭로가 쏟아졌다. 셔본스쿨, 이튼스쿨, 웨스트민스터스쿨 등 영국 내 엘리트 사립학교가 대거 지목됐다.

햄튼스쿨 학생을 가해자로 폭로한 여학생은 "햄튼스쿨 9학년 학생이 내게 나체 사진을 계속해서 요구했지만, 당시 나는 그를 믿고 좋아했다"며 "스냅챗 사진을 캡처할 수 있는 앱이 그의 휴대전화에 깔려 있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듣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가 친구들과 내 사진을 공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완전한 모욕이었다"며 "그는 내게 또다시 나체 사진을 보낼 것을 요구했지만, 나는 거부했다. 그에게 '사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말했지만, 그는 부인했다. 몇년 후 그는 사실을 인정하고도 웃어 넘겼다"고 폭로했다.

동성 간 성추행 증언도 나왔다. 한 폭로자는 "기숙사에서 두 살 많은 동성 상급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는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날 때까지 웃어넘겼다"고 말했다.

이성을 성추행한 가해자가 스스로를 '동성애자'라며 변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사건의 폭로자는 "14살 때 학교에서 교외로 나가는데 버스 앞자리에 앉은 소년이 몸을 뒤로 젖히고 내 다리를 쓰다듬더니, 급기야 다리 사이와 가슴을 만졌다"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에게 알렸고, 선생님은 그와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게이이며, (그런 상황을) 즐기지 않았다고 스스로 변호했다"고 전했다.
영국 경찰 7000건 성폭행 피해 접수…"학교들은 은폐중"

사진제공=로이터/뉴스1
또래에서 전 남자친구의 인기가 많았던 탓에 피해를 털어놓을 수 없었다는 사연도 있었다. 해당 사건 피해자는 "15살 때 전 남자친구와 함께 파티에 갔는데, 술에 완전히 취한 그가 친구들 앞에서 과거 우리의 성 생활에 대한 모든 것을 폭로했다"고 전했다.

그는"나는 너무 창피해서 다른 방에서 혼자 울었다. 그의 친구 한 명이 방 안에 들어왔고, 내게 접근해 '그(전 남자친구)가 네가 이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니 나와 함께 이것을 해야만 한다. 너도 원한다는 걸 잘 안다'며 특정 행위를 약 30분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 남자친구가 인기 많은 '알파남'이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한 여성은 "사립학교 남학생들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 많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를 강간했던 남학생은 18살이 넘은 나이였다. (내가 폭로하면) 그를 감옥에 보낼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이 있었고 그래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매일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폭로가 잇따르자 수사당국과 교육부는 철저한 조사 방침을 내세웠다. 영국 경찰은 현재까지 학생들로부터 7000건 이상의 성폭행 피해 증언을 받았다. 사이트에서 언급된 명문 학교들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범죄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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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lovejourn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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