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일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한국적 가치 '살림의 마음' 되살려야"

김민호 입력 2021. 04. 02. 04:32

기사 도구 모음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이유가 뭘까요? 우리 국민에게 '살림의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양심을 따르지 않으면 마음이 찔리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에요. 서구는 개인의 영역이 명확하지만 그것은 서로 간 불신에 대한 안전망이거든요. 이제는 한국적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문화가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현대에 동양적 가치, 한국적 가치를 전파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것이 학교가 해야 할 일이고, 사명입니다. 지금 코로나19로 잠깐 사회가 멈췄을 때 방향을 제대로 잡지 않는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테니까요."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고재석 성균관대 유학대학 교수, 인문동양학 아카데미 개설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이유가 뭘까요? 우리 국민에게 '살림의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양심을 따르지 않으면 마음이 찔리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에요. 서구는 개인의 영역이 명확하지만 그것은 서로 간 불신에 대한 안전망이거든요. 이제는 한국적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문화가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팬데믹을 계기로 드러난 사회의 취약점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학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논의로 뜨겁다. 과학기술의 역할과 제도 개선에 대한 담론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타율에만 의존해서는 법과 제도를 악용한 갈취가 판치는 세태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고재석 성균관대 유학대학 교수가 한국적 가치에 주목하는 이유다.

고재석 성균관대 유학대학 교수가 지난달 29일 서울 성균관대 연구실에서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한국형 리더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지난달 29일 성균관대 연구실에서 만난 고 교수는 한국적 가치, 그중에서도 ‘살림의 마음’을 거듭 강조했다. “살림의 마음은 나를 넘어서 타자에게 마음을 실어내는 것, 상생의 마음입니다. 건축으로 비유하면 좋은 집을 짓는 것을 넘어서서 주변 이웃, 심지어 뒷산의 나무와의 조화도 생각하는 마음이죠. 퇴계 이황이 강조했던 ‘천지를 살리는 마음’이 그것입니다.”

고 교수는 살림의 마음이야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도자들이 꼭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설명한다. 과학적 경제적 지식이 악용될 때, 전문가들이 지식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할 때 세상에는 지옥도가 펼쳐진다. “세상에 만들어낸 합법이 얼마나 많습니까? 똑똑한 변호사, 똑똑한 전문가들을 써서 말이죠. 그게 아니라 지도자에게 너 마음이 편하니? 했을 때 양심에 찔려서 똑바로 행동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CCTV가 밖이 아니라 마음 속에 켜져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고재석 교수는 서당에서 공부했던 경험을 살려 연구실도 서당처럼 꾸몄다. 고 교수가 퇴계 이황의 성학 10도가 새겨진 병풍을 가리키며 '살림의 마음'이야말로 지도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가 갖춰야 할 두 번째 덕목은 ‘중용’이다. 원리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공간에 맞춰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살림의 마음과 중용을 갖춘 ‘한국형 리더’를 키우는 것, 이를 위한 전문 과정을 만드는 것이 고 교수의 꿈이다. 성균관대가 최고경영자나 전문직 종사자들을 모아서 ‘성균 인문동양학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이유도 그러한 까닭이다. 올해 9기를 모집하는 아카데미에서는 18주 동안 동양의 고전철학과 문학, 예법을 가르치며 동양정신문화와 창의적 리더십을 전수한다.

고 교수는 리더들의 생각부터 바꿔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역설한다. 아카데미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장소가 아닌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라는 이야기다. “현대에 동양적 가치, 한국적 가치를 전파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것이 학교가 해야 할 일이고, 사명입니다. 지금 코로나19로 잠깐 사회가 멈췄을 때 방향을 제대로 잡지 않는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테니까요.”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