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中 양자택일 못해..대중봉쇄는 촌극" 중국의 기고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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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3일 한국과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기고만장하다.
한국을 향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자택일하지 못할 것"이라며 으스대고 있다.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미국이 대중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양국 사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종종 미국의 비위를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미일 3국 협의의 불가피성을 거론한 뒤 "따라서 이번 정 장관의 중국 방문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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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장기전략 부재, 반중 동맹 비현실적"
열흘간 동남아, 유럽, 중동 16차례 장관회담
美와 동맹 아닌 진영 단속.. '대중 봉쇄' 균열
중국이 3일 한국과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기고만장하다. 한국을 향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자택일하지 못할 것”이라며 으스대고 있다. 또한 “미국의 대중 봉쇄는 촌극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중국 외교ㆍ국방부장이 최근 열흘 남짓 동안 아시아, 유럽, 중동 16개국과 접촉면을 넓히며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동맹의 가치로 중국을 옥죄려는 미국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 안정자’ 역할을 내세운 중국의 기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中 매체 “한국 장기전략 부재, 반중 동맹 비현실적”
중국 환구시보는 2일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장기전략이 부재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탈냉전의 동맹을 반중 동맹으로 전환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푸젠성 샤먼에서는 한중 외교장관회담, 워싱턴에서는 한미일 3국 안보실장협의가 거의 동시간대에 열리는 ‘줄타기 외교’를 지적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출국 전 브리핑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중 관계를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미국과 중국은 우리의 선택 대상이 결코 아니고, 우리에게 그런 요구를 해온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매체는 이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한 셈이다.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미국이 대중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양국 사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종종 미국의 비위를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미일 3국 협의의 불가피성을 거론한 뒤 “따라서 이번 정 장관의 중국 방문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국에 앞서 동남아·유럽·중동 단속…’대중 봉쇄’ 균열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미국에 맞서 주변국와 우호국을 단속하려는 중국 ‘광폭 외교’의 중간 종착지나 마찬가지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지난달 22일 러시아와 회담을 시작으로 24~29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6개국, 이어 이달 2일까지 사흘간 싱가포르 등 동남아 4개국을 쉴 새 없이 누볐다.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도 지난달 24~30일 헝가리 등 유럽 4개국을 돌며 힘을 보탰다. 그사이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베이징에서 주중 캄보디아, 라오스, 쿠웨이트 대사를 만났다. 쉬리핑(許利平)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안정자로서 흔들림 없이 역할을 해내고 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이 끼어들어 불안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대중 봉쇄는 헛된 기대에 불과한 촌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역내 국가들은 미국의 개입과 숨겨진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시리아, 리비아의 비극이 미얀마와 동남아에서도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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