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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내곡동 논란 스모킹건 된 '생태탕'..의혹 총정리

노현웅 입력 2021. 04. 04. 17:26 수정 2021. 04. 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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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7 재보궐선거]"오세훈 왔었다" "기억 안나"..생태탕 주인 엇갈린 증언에 논란 증폭
민주당 '오세훈 거짓말' 직접 물증으로 지목..오세훈 "박영선 캠프 주장 모순이 밝혀져"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1년 6월7일 서울시청에서 ‘2020년 주택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배 의원실 제공

선거운동기간 내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땅 의혹’을 놓고 충돌해온 여야는 4일 ‘생태탕집’을 놓고 막바지 공방을 벌였다.

‘내곡동땅 의혹’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처가 땅이 있는 그린벨트 지역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셀프보상’을 받았다는 민주당의 주장에서 출발해 이제는 오 후보가 내곡동의 생태탕집에 갔느냐의 문제로 좁혀진 상태다.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에 “나는 내곡동땅의 존재도, 위치도 몰랐다”고 반박한 오 후보의 발언을 뒤집을 만한 증언들이 계속 나오면서다. 민주당이 계속 오 후보를 거짓말쟁이라며 공세를 높이는 이유다.

오 후보의 ‘거짓말’ 논란에서 생태탕집이 ‘스모킹 건’이 된 까닭은, 오 후보가 내곡동 땅을 예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는 여러 증거 중 가장 시간대가 앞선, 가장 직접적인 물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지난달 29일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오 후보 처가 소유의 내곡동 땅을 경작했다는 김아무개씨를 인터뷰하면서부터였다. 김씨는 지난 2005년 6월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오 후보가 장인 등과 함께 와서 측량 현장을 입회했으며, 자신이 측량을 돕기 위해 말뚝을 직접 박아줬고, 이후 같이 차를 타고 가서 생태탕을 먹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증언에 이어 지난 2일엔 김씨와 오 후보 일행이 함께 갔다는 생태탕집 주인 황아무개씨와 그의 아들이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 후보가 와서 점심을 먹으러 왔을 때의 기억을 아주 구체적으로 털어놓았다.

민주당은 그동안 ‘내곡동땅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오 후보의 말을 반박할 증거로 여러가지 서울시 문서 등을 공개해왔다.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기 2달 전인 2009년 8월 서울시가 보금자리 주택 지구 지정을 정부에 요청한 문서, 2009년 10월 오 시장이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내곡동 개발계획에 대해 밝힌 서울시 주택국장의 발언이 담긴 서울시의회 회의록, 내곡동땅 개발계획이 담긴 서울시 주택공급과의 ‘2008년 주요 사업계획’ ‘2009년 주요사업계획’ 등이다. 이런 문건들은 오 후보가 직접 내곡동 그린벨트 해제와 보상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아니지만, 오 후보가 시장을 지낼 당시 최소한 ‘정책적 차원’에서라도 내곡동 개발을 추진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오 후보가 시장이 되기 이전에 이미 내곡동 땅을 방문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경작인 김씨는 199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 해당 토지가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경수 등을 길렀는데, 어느날 오 후보 처가 쪽에서 연락해와 땅 주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 쪽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오 후보 장인 입회하에 2005년 6월13일 경계측량이 실시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이로부터 9일 뒤인 6월22일 내곡지구에 대한 개발용역에 착수했다. 오 후보 처가 쪽이 내곡동땅 개발 계획을 미리 파악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측량 등 보상에 대비한 조처를 미리 해놓은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오 후보는 경작인 김씨의 보도가 나간 이후인 지난달 29일 저녁 방송 토론회에서 내곡동 방문과 관련해 “제 기억엔 없다. 그러나 기억 앞에선 겸손해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발언으로 의심을 더욱 키웠다.

그러나 민주당이 주력하고 있는 ‘생태탕 거짓말’ 논란이 얼마나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3일 <일요시사>가 3월29일에 이뤄진 생태탕집 주인 황씨와의 전화 인터뷰라며 공개한 음성 파일을 들어보면, 황씨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며칠새 식당 주인의 말이 엇갈리면서 논란만 증폭되는 양상이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세빛둥둥섬 일대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일요시사> 보도와 관련해 “제 판단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뉴스 보고 판단하는 시민 여러분의 판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박영선 캠프 주장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지 언론 인터뷰 통해 그 모순이 자체적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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