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해군 함정 기억상자 여니 "그땐 항공모함 있겠지"

박대로 2021. 4. 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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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원산함 함교에 봉인한 상자 개봉
"항공모함 건조되고 기동함대도 있겠지"
경항모 추진하지만 국회의원 일부 반대
[서울=뉴시스] 신광욱 중위, 이태호 일병, 도다원 하사, 박승수 중사(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가 타임캡슐 속에 보관돼 있던 20년 전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2021.04.05. (사진=원산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20년 전 해군 장병들이 남긴 기억상자(타임캡슐) 속에는 항공모함 보유라는 꿈이 담겨있었다. 20년이 흘러 기억상자가 열렸지만 항공모함 건조는 국회 등에 의해 발목이 잡혀있는 상태다.

해군5성분전단 원산함은 부대창설 24주년을 맞아 20년간 닫혀 있던 기억상자를 개봉했다고 5일 밝혔다.

국내에서 처음 건조한 기뢰부설함인 원산함은 2001년 창설 4주년 행사 일환으로 철제상자 형태인 기억상자를 제작해 함교에 봉인했다.

원산함은 1997년 해군에 배치됐다. 해군은 유엔군이 원산상륙작전에서 북한 기뢰에 침몰된 일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국내에서 처음 건조한 기뢰부설함을 원산함으로 이름 붙였다.

원산함은 유사시 적 해안포 사거리 안에서 기뢰를 제거하고 기뢰전 지휘함으로 소해함을 엄호한다. 원산함은 함미에 기뢰부설 장치를 갖춰 기뢰 수백발을 설치할 수 있다. 함미에는 대형 헬기가 이·착함할 수 있는 헬기갑판이 있다. 기뢰탐색용 소나(SONAR)와 각종 기뢰제거 장비가 탑재돼있다.

20년간 닫혀있던 상자를 지난 1일 열어본 결과 원산함 일과와 당시 승조원 모습이 담긴 동영상 CD와 8㎜ 테이프, 부대 주요 행사 사진, 후배 대원에게 쓴 편지 등이 보관돼 있었다.

해군의 20년 후를 상상하며 쓴 승조원들의 편지에는 '그때는 항공모함도 건조되고 기동함대도 편성돼 있겠지', '우리 손으로 만든 우리 장비로 넓은 바다를 항해할 수 있길', '더욱 고도화된 전자전 기술을 가진 해군이 돼 있을 것' 등 해군 전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있었다.

또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는 용기를 잃지 말길'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 대양해군 건설에 우뚝 서길' '해군으로서 자부심을 갖길 바란다' 등 후배 전우들을 향한 격려가 담겨있었다.

20년 전 원산함 통신관을 지냈던 합참 유병준(중령) 해상·공중전력운영분석담당은 "타임캡슐 속 20년 전 초임장교 시절 패기 넘치는 내 모습을 전해 들으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당시 최신예 함정이었던 원산함이 여전히 건재한 모습으로 영해를 수호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배선영 원산함장은 "원산함 승조원들은 선배 전우들의 염원과 기대에 부응하도록 완벽한 임무 수행을 위해 정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처럼 20년 전 해군 장병들이 항공모함 보유를 기원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항공모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해군과 합동참모본부의 항공모함 건조 요청에 따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지난 2월 경항공모함(CVX)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의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등 국회 국방위원회 일부 의원과 기획재정부 등이 예산 배정을 거부하는 등 사실상 경항모 건조에 반대하고 있다.

경항모 건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게 육군 출신 신원식 의원 등의 논리다. 경항모 건조에는 약 2조원, 함재기 20대와 해상작전헬기 8대를 도입하는 데 약 3조원이 들 전망이다.

다만 타 군 무기체계에 투자되는 비용을 고려하면 경항모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납득이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31일 제134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육군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에 약 3조1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사업기간은 내년부터 2028년까지다. 정부는 육군의 공세적 종심기동작전 수행을 보장하고 병력 위주 지상전력에서 입체고속기동이 가능한 전력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대형공격헬기를 구입한다.

이미 1차 사업으로 2012년부터 올해까지 약 1조9000억원이 투입돼 육군에 AH-64E(아파치) 공격헬기가 배치됐다.

이 밖에 육군 K1E1전차 성능개량사업에 약 1조3460억원이 투입된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38년이다. 이 사업은 현재 육군이 운용 중인 K1E1전차 성능을 개량하기 위해 추진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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