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로나 상황, 원전 폭발 앞둔 후쿠시마 수준"

최서윤 기자 2021. 4. 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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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사망 세계 최다 미국 기록 넘어설 듯
브라질 상파울루 산토 안드레의 스포츠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병원에 2021년 3월 26일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핵 원자로가 연쇄 반응을 일으켜 통제 불능 상태에 있습니다. 이것은 생물학적 후쿠시마입니다."

브라질 의사 출신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추적 중인 미겔 니콜렐리스 듀크대 교수는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브라질의 전일 코로나19 관련 신규 사망자 수가 4000명대를 넘어서면서 하루 최대 3000명대의 사망자가 나오던 미국의 1월 정점 기록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루 평균 사망자 집계에 더해 전체 사망자 집계에서도 브라질이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니콜렐리스 교수는 물론, 브라질 의료기관 피오크루즈의 크리스토밤 바르첼로스 연구원도 전망하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브라질의 코로나19 관련 누적 사망자 수는 약 3만7000명으로, 57만183명의 누적 사망자(월드오미터)를 기록 중인 미국에 이어 현재로선 세계 두 번째로 많다.

다만 대대적인 백신 접종 시작으로 정점에서 내려온 미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연일 1000명 미만인 반면, 브라질은 매일 3000명 이상이 숨지며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은 전 세계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팬데믹'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아울러 현재 브라질의 의료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브라질 인구가 미국의 3분의 2에 불과함에도 미국의 전체 사망자 수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브라질 인구는 2억1000만, 미국 인구는 3억3000만 규모다.

워싱턴대 건강 측정·평가 연구소(IHME) 모델은 이르면 다음주 브라질이 미국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일주일 평균치 최대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IHME는 또 브라질의 코로나19 관련 누적 사망자 수가 7월 1일께 56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시기 미국의 누적 사망자 수는 60만9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급증은 자체 변이주(P1. P2)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발 변이는 남미 대륙 전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경시하는 등 정부의 안일한 방역대책이 대유행을 부채질했다는 비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자료 사진. © 로이터=뉴스1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방역대책 강화를 주장하던 의사 출신 보건부 장관 두 명을 연이어 경질하고 육군 출신 장관을 앉혔다 감염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 뒤에야 다시 의사 출신 장관으로 교체했다.

세계 각국의 치열한 백신 확보 경쟁에도 밀려나 있어 백신 접종도 지연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 데도 불구하고 브라질 정부 관계자들은 브라질이 곧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에서 스푸트니크V 구입과 브라질내 생산 가능성을 타진한 뒤, 사회관계망을 통해 브라질에서 스푸트니크 승인이 나고 생산도 이뤄지면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파울루 게데스 경제장관은 한 온라인 행사에서 "앞으로 두세 달 뒤면 브라질 경제가 다시 돌아갈 것"이라며 "물론 경제활동이 둔화하겠지만, 작년 감소치보다는 규모도 훨씬 적고, 기간도 더 짧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여전히 안일한 인식과 취약한 대책이 전염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브라질 상파울루 등 지역정부는 현재 사망자 급증으로 인한 공동묘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오래전에 묻은 유골 이관 작업을 밤낮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브라질의 전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310만680명, 누적 사망자 수는 33만6947명이다.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 시청 직원들이 북부 빌라노바 카초이란하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유골 이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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