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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줄여야 하긴 하지만.." 플라스틱 포장재 제거에 소극적인 기업들

김한솔 기자 입력 2021. 04. 07. 15:36 수정 2021. 04. 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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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식품제과기업들의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계획' 답변 보니
"필요성 공감" 한다지만 구체적 방법·시기 제시는 없어

[경향신문]

“소비자 안전과 상품성 위해 플라스틱 트레이 사용…대체 기술 검토 중이나 시간 필요”(농심) “제품 파손에 의한 클레임이 꾸준히 접수돼 포장재가 필요한 것도 업계의 현실”(롯데제과) “친환경 소재, 원가가 최소 3배 이상 늘고 내구성·위생성 효과도 적어…(플라스틱 외 소재로의) 대체 가능 시기, 방법 말하기 어렵다”(해태제과)

과자나 식품 포장에 흔히 사용되는 플라스틱 트레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이 뚜껑 없는 접시형 용기는 회사마다 다양한 소재와 크기, 디자인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재활용이 쉽지 않다. 개인이 플라스틱류로 분리를 해서 버린다고 해도, 재활용 업체의 분리수거 작업 과정에서 상당수가 재활용 불가품으로 선별돼 다시 버려진다. 이런 트레이들은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오로지 ‘잠깐의 포장’에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뒤 바로 버려지는 플라스틱인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7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앞 마당에서 ‘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4개의 쓰레기통에 식품제과기업들에서 나온 플라스틱 트레이와 비닐 포장재들이 가득 담겨 있다. 환경운동연합 제공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국내 대표적인 식품제과기업인 농심·동원F&B·롯데제과·해태제과에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할 계획이 있는지, 있다면 언제·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4개 기업들은 생생우동(농심), 양반 들기름김(동원F&B), 카스타드·엄마손파이(롯데제과), 초코 홈런볼(해태제과)등의 포장재로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고 있다.

7일 환경운동연합을 통해 확인한 위 기업들의 답변서에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저감 필요성은 인정하나, 현실적으로 당장은 쉽지가 않다”, “연구개발 중이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동원F&B는 아예 답변서를 보내지 않았다고 단체는 밝혔다.

농심의 생생우동. 봉지 포장이 되어있지만 봉지를 뜯으면 플라스틱 트레이 안에 포장된 면과 스프가 담겨져 있다. 농심 홈페이지


농심은 면 식품인 ‘생생우동’에 트레이 포장을 하는 이유로 “소비자 안전과 상품성 보호를 위해 특별히 트레이를 적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회적으로 환경보호, 특히 플라스틱 저감화 조류에 따라 상품 포장에 트레이를 없애는 추세여서, 농심도 포장재로써 트레이 제거에 동참하고 있다”며 “작년 ‘별따먹자’ 브랜드에서 트레이를 완전 제거 후 매출이 28% 감소했다”고 밝혔다. 농심은 “(생생우동의 경우) 면과 스프가 고정돼야 트레이를 제거할 수 있고, 제거 후에도 터짐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상품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이라며 “현실적으로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롯데제과의 카스타드. 비닐 포장을 뜯으면 플라스틱 트레이 안에 개별 포장된 과자가 담겨 있다. 롯데제과 홈페이지


롯데제과는 “플라스틱 포장재 원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종이 재질로 대체하거나, 포장재 면적, 두께 축소 및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통한 선순환 시스템 구축을 위해 검토 중”이라며 “엄마손파이와 카스타드 또한 위 내용을 검토 중인 제품”이라고 밝혔다. 카스타드에 대해서는 “2016년부터 트레이 두께 축소를 위한 설비투자를 해 연간 54t을 줄였다”고 했다. 다만 “유통 중 제품 파손에 의해 소비자로부터 클레임도 매년 꾸준히 접수되고 있어, 제품 보호를 위한 포장재 필요성도 경시할 수 없는게 업계의 현실”이라며 “절충안을 찾기 위해 충분한 검토를 통해 포장재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해태제과의 홈런볼. 비닐 포장을 뜯으면 나오는 플라스틱 트레이 안에 과자가 담겨 있다. 해태제과 홈페이지


해태제과는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문제에 충분히 공감하며, 지속적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단체가 질의한 홈런볼 제품의 경우 현재의 플라스틱 트레이 외에 다른 포장재 사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홈런볼을 150cm 높이에서 15회 자유낙화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트레이가 없는 경우 13.6%가 파손되었다는 것이다.

해태제과는 “친환경 포장용기 개선을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했지만, 종이류는 위생성·생산성·경제성 측면에서 대체하기 어렵다. 친환경 소재는 원가가 최소 3배 이상 증가하고 내구성과 위생성 측면에서도 대체가 어려웠다”며 “현재의 포장방식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백나윤 활동가는 “실생활에서 10회 이상 강한 충격으로 (제품을) 떨어뜨리는 것은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낮고, 시스템화된 생산-유통-판매 공정에서의 제품 파손 가능성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동원F&B이 지난해 8월 출시한 양반 들기름김 에코패키지.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하고 비닐로 김만 포장했으나, 여러개의 제품을 한 데 묵는 과정에서 다시 비닐 포장을 했다. 동원 F&B 홈페이지


또 이번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은 동원F&B의 양반김 제품의 ‘이중포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백 활동가는 “최근 동원F&B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 ‘에코 패키지’를 출시했지만, 이는 트레이 제거 후 개별 포장된 제품을 다시 한 번 포장하는 ‘이중포장’으로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해당 기업들은 제품 보호와 소비자를 위해 플라스틱 트레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관련 포장재를 줄이는 사례들이 작은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에서는 진행되고 있다”며 “대형 기업들 중 관련 문제 해결에 해결 의지를 밝히는 기업이 몇 없고, 연구개발중이라고 하는 건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위 기업들의 플라스틱 트레이를 모아 ‘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퍼포먼스를 진행한 환경운동연합은 향후 플라스틱 포장재를 모아 각 기업에 전달하는 등의 온·오프라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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