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여당 참패, 누구 탓하나 보자"더니..일제히 "언론 탓"

최경민 기자 2021. 4. 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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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씨와 박영선 전 의원/사진=TBS
여권이 4·7 보궐선거 참패와 관련해 일제히 '언론탓'을 하고 나섰다. 당 최고위원도, 오피니언리더도, 지지자들도 일제히 "언론 때문에"를 외치며 실패의 책임을 외부로 떠넘기는 중이다.
김어준 "언론과 포털이 문제"
여권의 '빅 마우스'로 사실상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김어준씨는 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약 20분 가까이 더불어민주당의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보수 지지층의 그동안 좌절과 결핍이 누적된 '보복 투표'가 '부동산'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어차피 질 수밖에 없는 흐름의 선거였다는 의미다.

'흐름' 다음으로 지적한 패인이 언론과 포털의 책임이었다. 그는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의 내곡동 땅 의혹, 박형준 신임 부산시장의 해운대 엘시티 의혹을 선거 기간 내내 제기해왔다. 신원이 불분명한 이들과 나눈 일방적인 인터뷰 내용이 공영방송 TBS의 전파를 탔다. 왜 이같은 내용을 다른 언론은 다루지를 않고, 포털은 메인화면에서 감췄냐는 게 김씨의 불만이다.

그는 "선거 기간을 통틀어서 국면전환의 기회가 한 번 있었다"며 오세훈 후보가 2005년 내곡동 측량 현장에 나타났었다는 증언이 보도된 시점을 꼽았다. 김씨는 "이 기사를 포털이 이틀 동안 메인에 노출시키지 않았다"며 "깜깜이 기간, 여론조사를 공표하지 않는 기간 동안 여론은 크게 움직인다. 이번에는 여론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표심을 자극할 뉴스가 배달이 안 됐다"고 말했다.

그의 언론탓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씨는 7일 개표방송에서도 "이만큼 언론이 검증을 하지 않았던 선거는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6일에는 민주당 의원들 앞에서 "포털의 공공통제를 법으로 꼭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이 자연인이었던 2005년 측량에 참석했는지 여부가 '셀프 특혜'의 직접적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끝까지 외면했다.
與는 "언론이 심했다", 지지자들은 "언론개혁"
민주당 최고위원인 김종민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영선 후보가 오세훈 시장에게 18.3%포인트 차로 진 것과 관련해 "예상 못했다.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날 거라고는 생각을 안 했다"며 "5%포인트 정도 차이에서 지지 않겠나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3.19/뉴스1
그러면서 김어준씨와 유사한 주장을 했다. 그는 "언론 문제는 이번 선거만 아니라, 꽤 오래 됐는데, 이번 선거에서 좀 더 심했다"며 "언론이 그라운드 안에 들어왔다, 이런 느낌을 주게 되면 민주주의에 상당한 큰 침해요소가 되거나 위험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정작 불분명한 신원의 인사들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야당 후보들을 저격하는 증언을 여과없이 쏟았는데, 오히려 '언론탓'을 한 셈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인 클리앙의 '추천 게시판'에는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클리앙은 박영선 후보가 선거 전날 '친문 결집'을 위해 자필 메시지를 올렸을 정도로 친여 성향을 보이는 곳이다.

한 누리꾼은 "민주당은 더이상 여기저기 눈치볼 시간이 없다. 정권 빼앗기고 의원직 빼앗기기 싫다면 언론개혁 바로 착수하라"며 "도대체 그동안 언론 눈치를 봐서 뭘 얻었나"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제 민주당이 170석 넘게 가지고 강하게 나가야 한다"며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언론개혁밖에 답이 없다"고 힘을 줬다.
野 "그걸 누가 납득하나"-손혜원 "닥치고 반성을"
이런 언론탓에 '승자'인 야당이 쓴소리를 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입법·행정·사법부를 다 장악한 민주당 내에서 오히려 언론이 선거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하는 볼멘소리를 한다"며 "민주당이 '우리가 약자'라고 하면 누가 그걸 납득할 수 있겠나.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공중파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매체 환경에서 정권 눈치를 안 보는 데가 어디 있나"라며 "최근 선거운동 기간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던 선관위의 집권여당 편들기 같은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서도 '언론탓'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문 성향의 손혜원 전 의원은 전날 보궐선거 참패가 확정된 이후 페이스북에 "총선승리는 대통령 덕 없이 자기들이 잘나서 된 듯 설쳤는데 이번에는 누구 탓하나 보자"라며 "(지난해) 180석 총선 때도 같은 기레기(기자+쓰레기), 같은 포탈이다. 닥치고 반성하라"고 썼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1.3.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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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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