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의 성평등 정책 지켜보겠다"

최민지 기자 2021. 4. 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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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지원 단체들
"피해자 일상 복귀 돕겠다는
오 시장의 말 지키길 바라"

[경향신문]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 피해자를 지원해온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회원들이 8일 서울시청 앞에서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에게 성평등 정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윤중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인 A씨가 오세훈 신임 시장이 당선 소감 중 자신의 성폭력 사건을 언급하자 그동안의 힘든 일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지원해온 여성단체들은 오 시장에게 성평등 정책과 A씨 피해 회복 지원을 촉구했다.

8일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오 시장이 4·7 보궐선거 승리 소감에서 ‘피해자가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하도록 잘 챙기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잊지 않고 말씀해주시고 잘 살펴주신다니 감사드린다”고 했다. A씨는 “(오 시장의) 당선 확실 연설 때 그동안의 힘든 시간이 떠올라 가족들과 함께 울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전날 당선이 확실시되자 “이번 선거 원인인 전임 시장의 성폭력, 그 피해자 분이 우리 모두의 아들, 딸일 수 있다”며 A씨의 일상 복귀를 돕겠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오 시장이 당선돼서 (A씨가) 운 게 아니라 (성폭력) 사건을 언급하자 그간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나서 울었다는 것”이라면서 “피해자 입장에선 피해와 2차 피해 등 정말 많이 힘든 일들이 떠올랐을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를 지원해온 여성·시민단체 연대체인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에게 성평등 정책과 피해자 회복 노력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민갱’ 활동가는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 위력·성폭력 사건은 단지 득표를 위한 정쟁의 도구가 될 뿐 주요 후보들의 공보물에서 ‘성평등’ ‘성폭력 대책’과 같은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오 시장은 성평등 공약 부재를 당선 이후에도 반복해 서울시민들에게 더욱 큰 실망감을 안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화 한국여성민우회 회원은 “오 시장은 이렇다 할 성평등 공약조차 내놓지 않았지만 피해자가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고 했다”며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지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기를 바란다.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 선거캠프는 한 청년단체가 성평등 등과 관련해 후보 6명에게 보낸 정책 질의에 유일하게 답변하지 않았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조직 내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반성폭력 법과 제도, 정책의 목표이자 그것들이 제대로 가동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며 “서울시장에게 성평등한 삶을 위한 모든 정책, 제도, 지침의 실천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공동행동은 오 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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