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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당정청 '성찰과 쇄신'으로 거듭나야

연합뉴스 입력 2021. 04. 0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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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충격 속에 정부와 여당이 성찰과 쇄신 요구에 직면했다. 애초 이기기 어려운 선거였다고는 하나 져도 너무 지고 잘 싸우지도 못한 후과는 크다. 준엄한 민심 앞에 겸허하겠다는 다짐이 이어지지만 늦었다. 그러나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잠언은 위안이 될 수 있다. 맞는 말이어서다. 진정 민심을 되돌리려면 말로만, 시늉으로만 하는 성찰과 쇄신이 돼선 안 될 것이다. 틀어져도 너무 틀어진 민심은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되찾기 어렵다. 냉혹한 현실과 마주할 용기를 가지고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혁신의 지향은 간명할수록 좋겠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다. 정부·여당이 위기 때마다 불러들인 촛불 민의는 뭐라 하나로 특정하긴 어렵지만,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지켜주는 공정한 정부와 좋은 정치라고 정리한다 해도 위험하지 않다. 민심 이반은 그것을 잘하지 못한 결과로 받아들여야 마땅하다. 이제라도 촛불 민의 앞에 당당하려거든 당정청의 분투는 필수다.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참패 책임을 지고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했다. 선거에서 진 정당의 오래된 공식이며 당연한 처사다. 당헌 개정을 통한 후보 공천, 네거티브 전술, 큰 지지율 격차, 형세 오판 또는 과장 등 책임질 사안으로만 보면 사퇴로도 부족하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오래 끄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공언한 대로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겨 치러 혁신 주체를 세우는 것이 요구된다. 공직 후보를 내고 선택받는 것이 정당의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고 할 때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를 환경을 잘 만드는 것이야말로 새 지도부의 사활적 책무다. 문재인 대통령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밝히고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경제회복, 민생안정, 부동산 부패청산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열한 의제들을 보면 공감대가 큰 것들이어서 일단 다행스럽다. 남은 임기 동안 여기에 총력을 쏟아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그러나 사람에 관한 것으로 모인다. 당을 혁신할 주체도, 내각 개편에서 등용할 인물도 민심을 다시 얻어낼 신선한 자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정이 명심할 것은 조국 사태 이래 켜켜이 쌓여간 시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여당 국회의원과 내각 등용 인사들의 불공정, 부도덕 탓도 컸다는 점이다. 인사 혁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여권의 변화 의지는 인정받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 지난해 총선에서 위성정당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이 급행으로 진행되면서 이들의 재산신고 누락과 시민단체 자금 유용 의혹이 불거진 것부터 최근 밝혀진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 전월세 인상에 이르기까지 악재가 빈발했다. 그런데도 일부는 여전히 당적을 가진 채 활동하고 있고 이는 당내 리스크가 되고 있다. 평균적 도덕률에도 모자라는 인사들이 집권 주류와 가깝다는 이유로 여당 의원이 되어 입법 활동을 하고 국무위원이 되는 실태는 촛불 민심을 앞세우는 개혁 정당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범여권의 당밖 인사들이 대통령 엄호를 앞세우거나 진보를 가장하며 민심과 동떨어진 상황인식과 논평을 일삼는 것도 위협 요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텐데, 하고 억울한 정서를 보이기도 한다. 이번 선거 캠페인의 주된 호소가 거짓말쟁이 심판이었던 것도 그 연장선이다. 그러나 그건 국민이 판단할 몫이지 민주당이 재단할 성질이 아니다. 밭을 탓하는 농부는 어리석다. 전대와 원대 선거를 통해 당은 대표와 최고위원, 원내대표 등 당의 간판에서부터 쇄신의 기운이 시민들에게 체감되도록 변해야 한다. 개각한다면 분위기 좀 바꿔보자는 치장에 그쳐선 안 될 것이다. 그럴 거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인사청문회 부담과 인재 풀의 한계가 있더라도 참신한 탕평 인사를 통해 기풍이라도 쇄신하는 효과를 거둬야 한다. 집권 주류의 마지막 인사 잔치는 가장 경계할 일이다. 야당에선 내각 총사퇴 이야기까지 슬쩍 나왔으나 무게가 실린 것 같지는 않다. 청와대는 마이크와 스피커를 당정에 넘겨야 한다. 집권 초부터 이 정부 역시 과거 정부와 다를 바 없는 '청와대 정부'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제라도 만기친람식 국정 관여는 절제하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정 역량을 총동원해도 모자란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대통령과 내각의 응집력을 높이고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 정치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그간 시민들은 대통령의 메시지에서 더러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을 발견하며 고개를 갸우뚱했다는 사실을 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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