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 승리를 국민의힘 승리로 착각 말라"
퇴임하며 경고…“윤석열 만나보고 적절하면 도울 수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81)이 8일 공식 퇴임했다. 김 위원장은 4·7 재·보궐 선거의 압승을 두고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는 뼈 있는 말을 남기고 당을 떠났다. 지난해 6월 취임 후 10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재·보궐 선거 승리로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자연인의 위치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선 참패 이후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 위원장은 ‘약자와의 동행’과 ‘호남 껴안기’를 전면에 내걸어 당의 외연 확장을 주도했다. 특히 탄핵 이후 생긴 극우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도 성공했다.
김 위원장은 떠나면서도 국민의힘을 향한 ‘채찍질’을 잊지 않았다. 그는 “국민의힘이 지난 1년간 혁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투성이”라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 분열과 반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봤듯이 정당이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것에 더해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수권 의지는 없이 오로지 당권 욕심만 부리는 사람들이 내부에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앞세워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던 당 안팎 중진들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새로운 수권정당과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자기혁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는 정책혁신도 강조했다. 비대위원장 재임 시절 새로 만든 정강·정책을 거론하며 “의원 여러분이 정강·정책의 사항을 좀 더 깊이 인식하고 거기에 합당한 의정활동을 한다면, 국민의힘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 국민 일반에 각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김 위원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국회 본청 건물 바깥까지 나와 떠나는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지만 잠깐의 휴식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과 손을 잡아 대선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채널A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만나자고 하면 만나보려고 한다”며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 판단되면 그때 가서 도와줄 건지 안 도와줄 건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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