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두번째 맞이하는 '코로나19 라마단'

박석호 2021. 4. 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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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슬람의 금식성월인 라마단이 다음 주부터 시작됩니다.

이 라마단 기간 해가 떠 있을 시간에 이슬람 신자들은 물조차 마시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코로나19 상황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중동 두바이 지국 연결합니다.

박석호 특파원.

정확하게 다음주 언제부터 올해 라마단이 시작됩니까?

[기자]

아직은 모릅니다.

이슬람은 음력을 사용하는데 라마단처럼 중요한 시기는 반드시 달의 모습을 관측해서 시작 시점을 결정합니다.

즉, 다음 주가 되면 이슬람 각국의 달 관측 위원회가 저녁마다 천체망원경으로 달 모양을 관측합니다.

이렇게 해서 초승달이 보이면 오늘부터 라마단 시작, 초승달이 보이지 않으면 내일 다시 관측, 이렇게 결정되는데, 보통 예상과 하루 정도 차이가 날 때가 많습니다.

[앵커]

라마단 기간 해가 떠 있을 때는 물조차 마실 수 없다, 그러면 체력에 영향이 있을 텐데, 코로나19 시기라 좀 걱정이 되거든요.

지난해는 상황이 어땠습니까?

[기자]

지난해에는 라마단이 4월 24일부터 시작했는데, 이곳 아랍에미리트는 5월 10일부터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라마단을 거치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천명 대에서 2천 명 대로 늘었습니다.

반면 이란의 경우에는 라마단 전인 3월에 확진자가 급증하자 전국에 이동금지령이 내려지면서 라마단 초기인 4월 말에는 확진자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라마단과 면역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견이 좀 있습니다.

낮 시간에 수분 공급이 제대로 안 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고요, 이를 두고 아니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오히려 면역에 좋다, 이런 반론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라마단 기간 해가 지면 일가친척이나 이웃이 함께 모여 성대한 저녁식사를 하는 이프타르라는 풍습이 있는데, 이런 단체 모임을 통해서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빨라진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슬람 각국은 올해 라마단 기간에는 이런 저녁식사 모임을 금지하겠군요?

[기자]

이곳 아랍에미리트의 경우에는 한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가족만 저녁 모임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따로 생활하는 가족은 모이지 말 것을 지시했습니다.

또 라마단 기간에는 식당들이 빈민층을 위해 자선 식사를 제공하는 게 관례인데, 올해는 자선 식사를 식당 주변에서 열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음식을 기부하려면 저임금 노동자 숙소 등으로 보내라는 겁니다.

또 라마단 기간에는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나눠주는 문화가 있는데, 이것도 금지시키면서, 디지털 쿠란을 이용하라, 즉 휴대전화나 컴퓨터 이용해서 전자책으로 읽어라, 이런 당부도 했습니다.

[앵커]

지금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한창인데, 라마단으로 인해 어떤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닙니까?

[기자]

우선 백신 접종을 하는 의료진이 이슬람 신자일 경우 낮에 물조차 마시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할 경우 힘이 들 수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이슬람 일부 국가는 의료진의 금식을 면제해주기도 했는데, 올해에도 백신 접종을 하는 의료진의 금식 의무가 면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일부 이슬람 신자들은 이런 의문점도 갖습니다.

낮에는 물도 마시면 안 되는데, 주사를 맞는 것도 몸에 무언가를 공급하는 것이니까 율법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각국 이슬람 율법 위원회가 백신 접종은 라마단 금식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 이런 해석도 내려놓은 상태입니다.

[앵커]

'라마단 특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라마단 기간에는 이슬람 지역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데, 올해에는 어떨까요?

[기자]

낮에는 물도 안 마시지만, 저녁에는 성대한 식사를 하다보니 라마단 기간에는 오히려 음식 소비가 늘어난다는 통계까지 있습니다.

또 일가친척 모임이 많으니 선물 등도 많이 주고받으면서 라마단에는 경기가 살아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저녁 모임과 자선행사 등이 제한되면서 라마단 특수도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올해 코로나19 시대 두번째로 맞이하는 라마단 역시 지난해처럼 차분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방병훈/영상편집:김신형

박석호 기자 (parkseokh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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