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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역사는 반복된다.노무현에서 문재인으로

오병상 입력 2021. 04. 08. 20:21 수정 2021. 04. 09.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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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임기말 선거 참패..노무현 임기말 지방선거 참패 데자뷰
그런데 보수 대권후보 안보여..그래서 보수는 이겼지만 허전하다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에 출근하고 있다. 서울시청 재입성에 성공한 오 시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2022년 6월 30일까지 약 1년 3개월이다.

1.충격적인 서울시장 보궐선거결과는 2006년 지방선거의 데자뷰입니다. 노무현 정부 4년차였습니다.
야당인 한나라당의 역대급 압승이었습니다.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은 61.1% 득표로 여당후보 강금실 전 법무장관(27.3%)을 역대최대격차로 이겼습니다. 서울 구청장 25석을 전부 한나라당이 차지했습니다. 서울시 의원 106석 중 102석이 한나라당이었습니다.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전북지사 1명뿐이었습니다.

2.참패 원인도 같습니다. 첫번째 참패원인은 집권세력의 오만입니다. 오만의 출발점은 국회의석수입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해 만든 급조정당이었습니다. 그런데 2004년 탄핵 역풍이 불면서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1당이 됩니다.152명 당선자 가운데 108명이 초선입니다. 대부분 운동권, 지금 민주당의 586입니다.국가보안법ㆍ과거사법 등 ‘4대 개혁입법’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우리사회를 이념갈등의 소용돌이로 몰고갔습니다.

3.두번째 참패 원인은 부동산입니다. 노무현이 실책으로 자인한 집값 폭등입니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2기 신도시입니다. 투기가 들끓었습니다. 공직자들이 구속됐습니다. 노무현은 2006년 신년연설에서 ‘투기는 반드시 잡는다’고 다짐했습니다. 물론 못잡았습니다. 2006년 부동산가격이 급등했습니다.

4.그결과는 이어지는 이명박근혜 정권 10년간의 보수전성시대입니다. 한나라당은 다음해인 2007년 대선에 승리,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습니다. 다음해인 2008년 총선에서도 과반의석을 확보했고,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라는 보수자매당까지 거느렸습니다. 2012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에 성공, 박근혜 정권이 출범했습니다.

5.이후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보수의 드라마틱한 몰락이 이어졌습니다.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다음해 2018년 지방선거는 2006년의 정반대 데자뷰였습니다.
집권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을 싹쓸이했습니다. 서울시장은 박원순이고, 서울시 구청장 25명중 야당은 단 1명, 서울시 의원 109명 가운데 101명이 민주당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오세훈 시장은 시의회에 먼저 달려가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6.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2006년 지방선거가 2018년 완전히 반대로 뒤집어졌다가 다시 원상태로 회복된 모양새입니다.
역사는 되풀이됩니다. 시장은 오세훈이고, 25개 구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한바퀴 돌아오는데 15년이 걸렸습니다. 정확히 대통령 3명의 임기가 지나갔습니다. 노무현 임기말에서 문재인 임기말이 되었습니다.

7.그런데 15년전과 다른 점은..보수에 리더십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15년전 한나라당에는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양대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범죄자가 되었지만, 당시만해도 보수를 대표하는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서울시장은 15년전 오세훈입니다.
유권자들이 소리높여 보수를 소환했는데..막상 대답해줄 보수가 없는 황당 시추에이션입니다. 그래서 보수는 선거에 압승하고서도 뭔가 허전한 마음일 겁니다.
〈칼럼니스트〉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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