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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자마자 전 세계로 수출?..부끄러운 'K-신문' 열풍

전준홍 입력 2021. 04. 08. 20:25 수정 2021. 04. 0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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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얼마 전, 유명 온라인 게시판에서 화제가 된 사진들입니다.

태국 방콕에 있는 가구 전문점 이케아의 포장대에 한국 신문이 잔뜩 쌓여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하다는 겁니다.

저희가 그 이유를 역으로 추적해 봤더니 한국 신문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 '발행 부수 부풀리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읽으라고 발행한 신문이 아니라 포장에 쓰라고 유통한 신문지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전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낮, 태국 방콕의 이케아 매장.

가구나 소품 포장에 쓰라고 신문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동아일보에 매경-한경-서울경제 등.

작년 12월에 인쇄된, 펼쳐보지도 않은 새 신문들입니다.

왜 태국 매장에 한국 신문이 이렇게 많을까.

방콕 이케아측에 물었더니, "코로나로 포장지 구하기가 힘들어져, 한국산 신문지를 사왔다"고 답합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꽃을 감싸고 있는 것도 한국 신문.

파키스탄 길거리 음식은 아예 조리 직후 한국 신문지에 담아서 팝니다.

태국에선 시골에서도 한국 신문 포장이 흔합니다.

[A씨/방콕 시민] "제 생각에 시장에서 (한국 신문) 많이 본 것 같아요. 채소나 과일 살 때 포장을 해줘요. 바나나나 두리안 같은…"

태국과 필리핀 등의 인터넷 쇼핑몰에선 한국 신문을 손쉽게 살 수 있습니다.

가격은 킬로그램당 우리돈 오백원 정도.

콩기름으로 인쇄해 친환경적이고, 기름기도 잘 흡수해 좋다는 게 현지 평입니다.

이베이나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쇼핑몰에선, 한국 신문을 사면, 미국·중국은 물론 러시아와 리투아니아까지 배송된다고 나옵니다.

다른 나라 신문지도 팔리고는 있지만, 한국 신문은 포장도 안 뜯은 새 것인데다, 한번에 몇십톤까지 대량 주문이 가능해 인기가 많습니다.

국내 업자들도 해외 수출에 적극적입니다.

[신문 수출업자] (새 신문지 수출하신다고 하셔서…구체적으로 어디로 얼마나 가는지?) "됐어요." (물량 정도만이라도…) "뚝"

경기도의 한 파지 집하장.

포장도 안 뜯은 신문들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컨테이너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일부는 계란판 제조나 애완동물 배변용 등으로 국내에서 소비되지만, 상당수는 수출됩니다.

[파지업체 직원] "제일 큰 신문사가 (파지) 제일 많아요. 다 똑같아요. 조·중·동 다 거기서 거기예요."

매년 백,이백톤 수준이던 신문 수출량은 2018년 1천톤을 넘기더니, 2019년엔 4천 500톤, 지난해엔 1만 8천톤으로 급증하는 추셉니다.

이유가 뭘까.

2019년 국내 종이신문 구독률은 6.4%.

10년새 4분의 1로 급감한 반면, 같은 기간 신문 발행부수는 거의 줄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펼쳐보지도 않은 새 신문이 점점 더 많이 남아돌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신문사의 영향력을 결정하는 유료부수도 조작이 의심됩니다.

신문 발행부수를 집계하는 ABC협회가 지난해 밝힌 발행부수 대비 유료부수 비율은 조선일보의 경우 96%.

그러나 문체부가 조선일보 지국 9곳을 조사한 결과, 유료부수 비율이 60%대로 나타나,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동조/전국신문판매연대 위원장] "구독자 수가 줄었으니까 (지국의) 구독료 수입이 줄잖아요. 폐지를 팔아서 지대(신문대금)를 낸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신문 발행부수, 특히 유료부수는 광고 단가 뿐 아니라, 국가 보조금을 책정하는 중요한 기준.

신문사들이 읽지도 않을 신문을 찍어내 밀어내다시피 지국에 팔고, 감당 못한 지국들이 해외 판로까지 개척하면서, 민망하고 부끄러운 '신문지 한류'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전준홍입니다.

(영상편집: 신재란 / 자료출처: The Food Ranger(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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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홍 기자 (jjh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143800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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