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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서 172조 빌린 가계, 주식에 굴린 돈 83조 '둘 다 사상 최대'

이윤주 기자 입력 2021. 04. 08. 22:00 수정 2021. 04. 0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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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0 자금순환' 통계

[경향신문]

가계 여윳돈 규모도 192조 ‘최대’
전년 92조 규모서 2.1배 ‘급증’
재난지원금 등 받아 소득은 늘어
기업 운전·시설자금 88조 ‘순조달’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첫 ‘순조달’
나라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 83조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계와 기업, 정부가 끌어다 쓴 자금(조달)의 규모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재정지원을 늘리고, 기업이 운전·시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한 반면,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빚투(빚내서 투자)’ 등 주식 투자에 대거 뛰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가계가 주식 투자를 위해 굴린 돈은 사상 최대인 83조원에 이르렀다.

한국은행은 ‘2020년 자금순환(잠정)’ 통계를 통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 즉 가계의 여윳돈 규모가 19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2019년(92조2000억원)의 2.1배 수준으로, 종전 최대 기록인 2015년의 95조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보통 가계는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의 방식으로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정부로부터의 이전소득 등으로 소득은 늘었지만,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감소하면서 그만큼 여윳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빚투’ 열풍이 분 것도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에 나선 것이 가계의 자금 조달과 운용 규모를 모두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가계는 금융기관에서 171조7000억원을 빌려 사상 최대 차입 규모를 보였다.

가계의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76조7000억원)가 2019년(-3조8000억원)보다 80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가계는 국내주식 63조2000억원어치와 해외주식 20조1000억원어치 등 지난해 국내외 주식에만 83조3000억원의 자금을 운용했다. 역시 사상 최대치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의 대출 등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단기성 자금이 누적되고 주식 등 고수익 금융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가계 전체 금융자산 주식 비중은 2016년 15.3%에서 19.4%로 크게 늘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지난해 순조달 규모가 88조3000억원으로 2019년(61조1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순조달 상태는 빚을 갚은 것보다 빚을 낸 규모가 더 많다는 뜻이다. 방 팀장은 “전기전자 업종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지만, 단기 운전자금과 장기 시설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순조달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정부 부문의 경우 2019년 29조5000억원의 자금 순운용 상태에서 지난해 27조1000억원의 순조달 상태로 돌아섰다. 정부가 끌어쓴 자금이 더 많은 ‘순조달’을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15조원 순조달)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가계와 기업, 정부 등을 모두 합친 국내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83조5000억원, 지난해 말 기준 총금융자산은 2경76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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