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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정권, 역사에 남는 노동 개혁을 하라

논설위원실 입력 2021. 04. 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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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조 포퓰리즘 벗어나야.."여야도 경제 살리기 경쟁을"
[서울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8일 4·7 재보선 패배에 대해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일단 책임을 인정했다. 이어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며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등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일자리 창출과 집값 안정 등의 약속을 하나도 이행하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다짐을 제대로 실천하기 바란다.

나라 안팎으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너무도 엄혹하다. 세계경제 환경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요동치고 있다. 미국·중국 간 반도체 패권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불꽃 튀는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한국 경제가 살아남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노동 개혁이다. 우리에 앞서 독일과 영국 등 선진국들도 국제 경쟁력 저하와 국내 경제의 구조적 불황을 노동 개혁으로 슬기롭게 넘길 수 있었다. 특히 2002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의 하르츠 개혁은 노동조합을 주요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던 사민당이 결행해 성과를 남겼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평가 받을 만하다. 사민당은 비록 지지층 이탈로 정치적 타격을 받았지만 독일은 임시직 고용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와 소규모 소득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고용 대란을 막고 부강국 건설에 성공할 수 있었다. 1980년대 영국은 젊은이들이 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직장을 옮겨 다니면서 실업수당을 받아먹고 살 정도로 고질적인 ‘영국병’에 시달렸다. 당시 마거릿 대처 총리가 노조의 특권을 폐지하는 등 과감한 노동 개혁을 단행해 영국을 다시 일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시켰다.

독일 하르츠 개혁의 성공에서 보듯 우리나라에서는 진보 성향의 문재인 정권이 노동 개혁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 정부는 핵심 지지층의 표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이를 뒷전으로 미뤄왔다. 그러는 동안 노동 분야의 경쟁력은 계속 추락해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 평가에서 한국의 국가 경쟁력은 141개국 중 13위였지만 노사 협력에서는 130위에 머물렀다. 그런데도 노조법 개정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으로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과 사업장 출입이 가능해지는 등 정부의 친노조 행보는 되레 심해졌다. 8일 한국노총이 현 정부에서 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불가역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무리하게 촉구한 것도 정부의 친노조 정책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초 기획재정부와의 연례 협의 자리에서 노동시장에 여전히 남아 있는 경직성을 해소하기 위한 개혁 조치를 주문했다. 기업이 신축적으로 고용 수준을 조절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하고 근무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과거 굴뚝 공장 시절에 만들어진 낡은 제도로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무엇보다 파견법·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을 시대 변화에 맞춰 수술해야 한다. 정규직 과보호 정책의 폐기와 반기업·친노조 법안을 대폭 손질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여권은 재보선 참패를 ‘경제를 살리라’는 경고로 들어야 한다. 임기 말 문 대통령은 친노조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노동 개혁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 오직 국익을 중심에 둔 하르츠 개혁 못지않은 과감한 혁신으로 일자리 확대와 경제 강국의 기틀을 만들어낸다면 역사적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앞장서 노사정 대타협의 실마리를 찾고 여야는 노동 개혁 관련 입법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는 노동 개혁을 포함한 경제 살리기 경쟁을 통해 국민의 평가와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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