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6일(현지 시각) EU(유럽 연합)와 터키의 정상회담이 열린 터키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 EU 깃발과 터키 국기 앞으로 의자가 둘 놓여 있었다. 의자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각각 앉았다.
뒤를 따라 들어오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자신이 앉을 의자가 보이지 않자 서서 흠칫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터키 측은 의자를 추가로 갖다 주지 않았고, 폰데어라이엔은 할 수 없이 배석자들이 앉는 옆으로 긴 소파에 앉았다. 외교 의전상 국가 정상 대우를 받는 폰데어라이엔은 자신보다 격이 떨어지는 터키 외무장관과 마주 보고 앉았다.
이날 벌어진 터키의 외교 결례에 대해 유럽 언론은 ‘소파 게이트’라고 표현했다. 일간 르몽드는 “의도적인 망신 주기”라고 했다. 에릭 마머 EU 대변인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크게 놀랐으며, 터키는 예우 문제를 적절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했다. EU 의전 규칙으로는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집행위원장 둘 다 국가 정상으로 대우받아야 한다. EU에서는 상임의장보다 행정부 수반격인 집행위원장이 실질적으로는 EU 전반에 더 영향력이 크다.
터키는 왜 폰데어라이엔에게 의자를 마련해주지 않았는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의도적으로 ‘여성 차별’을 했다는 해석이 많다. 에르도안이 이전에 EU 남성 정상들과 만날 때 의자를 3개 놓고 나란히 앉았던 것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폰데어라이엔은 최초의 여성 EU 집행위원장이다.
유럽 의회의 여성 의원들은 터키의 무례함을 비난했다. 이라트세 가르시아 페레즈(스페인) 의원은 “터키는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소피 인트 펠트(네덜란드) 의원은 “왜 미셸 의장은 침묵했느냐”고 했다. 현장에서 미셸 의장이 터키 측에 항의해 폰데어라이엔의 의자를 마련하게 만들었어야 했는데 가만히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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