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질환 시름 환경미화원..폐기능 장애 광부 보다 높아
[앵커]
KBS는 직업병으로 고통받는 여러 노동 현장의 실태를 연중기획으로 보도할 예정입니다.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갑자기 환자가 된 이들, 과연 그들의 질병은 어디서 왔는가?
이 질문을 던져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환경미화원들이 폐암에 시달리는 문제, 심층 보도합니다.
먼저 허효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순천에서 27년 동안 환경미화원으로 일한 서필원 씨.
피곤해서 그런 줄만 알았던 어지럼증이 알고보니 폐암 때문이었습니다.
[서필원/前 환경미화원/경력 27년 : "(차에) 몇시간을 매달리고 가는데 매연도 많이 마시고 그랬죠. 아주 무서웠죠. 제가 폐암이 걸렸으니까 무서웠습니다."]
주변에서 하나둘 폐암으로 쓰러지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두려움은 더욱 커져갑니다.
[서필원/前 환경미화원/경력 27년 : "○○씨라고 돌아가셨어요. 폐암으로 (동료) 둘 다 죽었어요. 그 뒤에 또 (폐암 진단 받은) 여러 사람들이 나왔죠. (사망 소식 접할 때마다) 많이 힘듭니다. 힘들었어요."]
KBS가 입수한 정부의 환경미화원 폐검사 보고서입니다.
인천.안산.대전지역 환경미화원 288명 가운데 폐기능 장애가 56명, 거의 20% 가까이 됩니다.
일반인의 19배가 넘고, 광산 근로자 같은 광물성 분진 노출자보다도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류현철/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장 : "환경미화 노동자들분이 갖고 있는 폐기능의 장애 수준 자체가 굉장히 분진이 많이 날리고 열악한 조건에서 일했던 분들의 검사 결과보다 더 안 좋게 나왔다, (이들보다) 더 높은 폐질환 위험을 안고 현재 노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환경미화원의 폐질환 위험에 대해선 여전히 경각심이 낮은 게 현실입니다.
[문길주/전남노동권익센터장 : "환경미화원들이 폐암이 있는지 저희들도 몰랐습니다.근골격계 조사를 하는 도중에 '암에 걸렸다' 이런 분들의 상담이 들어왔습니다. 조사를 해 보니 디젤 물질, 흔히 말하는 매연에서 나오는 이 부분(발암물질)들이 매우 연관성이 있다..."]
공동체의 위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환경미화원, 사회의 무관심 속에 일하다 걸린 폐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김상하 허용석/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김현석
허효진 기자 (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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