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사상 주입하는 中 교과서.. "한국은 도둑국"

최민지 기자 2021. 4. 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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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No China, 선 넘은 문화공정 커지는 반감②

[편집자주] 중국의 '문화 왜곡'에 국내 소비자가 뿔났다. 중국에서 제작된 드라마, 웹소설,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스며든 중국 중심 세계관에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으로 적극 맞서고 있다. 오랫동안 쌓여온 반중(反中) 정서가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책도 함께 고민해본다.

중국 교과서에 삽입된 그림. 전국시대 장성과 진대 장성을 한반도 서북부까지 연결하고 있다. /자료제공=동북아역사재단

중국이 한국 문화에 대해 노골적인 침범을 시작한 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추진한 역사 연구 프로젝트 동북공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북공정은 중국이 추진한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 사업이다.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진행됐으며 주로 고구려와 발해사에 대한 왜곡이 이뤄졌다.

동북공정은 공식적으로 종료됐으나 그 시각은 내부적으로 지속될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국정 역사교과서(2017년 개정) 내용을 통해 이를 엿볼 수 있다.

교과서에는 △고조선 시기 만리장성의 위치를 평양까지 확대하고 △중국의 관구검이 고구려를 침범한 것을 가지고 중국의 영토를 한반도 중부까지 확대하는 등의 오류가 포함돼있다.

발해사를 중국사로 왜곡한 중국 교과서. /자료제공=동북아역사재단


고구려 유민과 말갈 세력들이 건국한 발해에 대해서는 △당나라 주변의 소수민족이 건립한 정권으로 표현하고 △대조영은 속말부의 수령으로 서술하고 있다. △고려시대 정치제도가 중국 당의 제도를 모방했다거나 △청과 조선의 관계를 종주국-번속국의 종속관계로 기술한 부분도 있다.

최근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시절 격화된 미·중갈등으로 인해 6·25전쟁 부분이 많이 추가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6·25전쟁을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한반도를 원조했다(항미원조)'고 설명하는 식이다. △전쟁 당시 연합군의 인천상륙 이후 북진을 북침으로 기술하기도 했다.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과의 정치, 경제, 문화교류를 의식해 지난 20여년간 한국과 마찰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교과서에서 삭제했다"면서도 "삭제만 했을 뿐 문제가 될 용어나 사건들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단어나 문장으로 기술하고 사실상 자신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바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자료가 영어로 번역되면서 세계로 퍼져나간다는 것이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미국 고교생들이 공부하는 AP(선이수학점제) 세계사 교과서 4권을 분석한 결과 30건의 오류가 발견됐다.

맥그로힐에듀케이션이 출판한 세계사(AP World History:Modern) 책에는 '1876년(강화도조약) 한국은 약해진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는 표현이 등장한다.이전의 한국이 중국의 지배 하에 놓여있던 것으로 오인하게 한다. 비슷한 서술은 TPB출판이 만든 세계사 책에도 등장한다.

신라 시대에 대해서는 '당에 저항한 한국인들을 당이 지배했다', '당의 속국이었으며 668년에 당이 철수하면서 신라가 한국을 통일시켰다' 등의 서술이 나온다(맥그로힐에듀케이션). 삼국시대에 관한 서술은 전무했다.

바론스, 프린스턴리뷰 등의 책에는 몽골제국(Khan) 지도에 한반도가 포함돼있다.

옥스포드사에서 발행한 세계사 책 가장 앞면의 지도. 한반도가 고대중국에 모두 포함돼있다. /사진=최민지 기자


중국사에 한국사가 포함된다는 식의 왜곡은 꽤 오래 전부터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옥스포드사에서 2000년에 발행한 고대세계(Ancient Worlds) 책 맨 앞 장에는 아예 한반도 전체가 고대 중국으로 표시돼있다.

김현종 반크 청년리더(글로벌청원팀)는 "2001년~2021년의 미국 세계사 교과서 30권을 분석해보니 80% 정도가 오류였다"며 "대부분의 한국사가 중국사처럼 오인되게 표현돼있어서, 오히려 국내 한국사 책이 가짜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리더는 "책에는 고구려, 삼국시대, 고려, 조선이 다 중국의 속국인것처럼 표현돼있는데, 이는 한국의 자료가 전혀 활용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한국 정부에서 인정한 공식 한국사 영어 자료가 없어서 생긴 일"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이런 움직임이 한국 인물, 문화에 대한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크에 따르면 2018년 중국 바이두 백과사전에는 윤동주 시인의 국적이, 한국이 아닌 '중국'으로 표기돼있었다. 윤동주의 민족 또한 '조선족'이라고 잘못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김구, 이봉창의 민족 역시 조선족으로 소개했다. 심지어 김소월의 국적은 '북조선', 민족은 '조선족'으로 기입했다.

반크는 이런 오기에 대해 수정 요구를 하고 홍보 포스터를 배포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김 리더는 "이러한 사실이 중국 네티즌에게 알려지자 반크 SNS에 중국어로 '한국은 도둑국' 등의 악플이 달렸다"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위상이 높아질 수록 이런 움직임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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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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