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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샀는데 뒤통수"..국내 화장품 왜 이러나

최지윤 입력 2021. 04.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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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 종이 보틀이라더니 플라스틱
닥터자르트, SPF 50 조작 논란
[서울=뉴시스] 이니스프리 '그린티 씨드 세럼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사진=페이스북 '플라스틱 없이도 잘 산다' 페이지 캡처) 2021.0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국내 화장품 브랜드 기만 행위에 소비자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이니스프리는 친환경 트렌드 확산 속 겉과 속이 다른 마케팅을 펼쳤다. 종이 용기를 내세워 '그린티 씨드 세럼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을 홍보했지만, 플라스틱으로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함께 닥터자르트 등 국내 화장품 업체 5개는 선크림 자외선 차단지수(SPF)를 허위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페이스북 '플라스틱 없이도 잘 산다' 페이지에는 지난 6일 "이니스프리 종이 보틀 상품을 뜯어보니 플라스틱 용기가 나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박모씨는 "이니스프리가 친환경 패키지 제품이라고 적극 판촉을 하기에 이 제품을 샀다"며 "다 쓰고나서 안쪽이 궁금해 갈라보니 떡하니 플라스틱병이 들어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고발센터에 접수했다며 "이런 사기성 짙은 제품인 줄 알았다면 안 샀을 거다. 소비자 기만이자 사기"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그린티 씨드 세럼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 용기에는 'HELLO, I'M PAPER BOTTLE'(안녕, 나는 종이 용기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종이 포장은 껍질일 뿐, 내부는 하얀색 플라스틱 용기로 만들었다. 이니스프리는 "화장품 제조 시 사용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율을 높이기 위해 무색 PE 재질 내용기를 사용하고 겉면에 종이 라벨을 씌운 플라스틱 저감 제품"이라며 "기존 제품 대비 플라스틱 51.8%를 절감해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플라스틱을 줄였지만, 종이는 낭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저감제품'이 아닌 '페이퍼 보틀'이라고 표기, 착각할 수 밖에 없었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용기 바깥을 싸고 있는 종이 라벨 역할을 보다 쉽게 설명하고자 '페이퍼 보틀'이라고 표기했다"며 "패키지 박스와 홈페이지 상세 페이지에 기획 의도와 분리배출 방법을 상세히 표기해 안내하고자 노력했지만, 제품 네이밍으로 인해 용기 전체가 종이 재질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했다"고 밝혔다. "고객께 보다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고 혼란을 줘 죄송하다"며 "앞으로 제품 제조와 판매 전 과정에서 고객 기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브랜드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닥터자르트는 선크림 '솔라바이옴 앰플 SPF 50' 조작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SPF 30 미만으로 나온 이유를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닥터자르트 관계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본사에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닥터자르트 자외선 차단 제품은 기능성 화장품으로서 심사·보고를 통해 철저한 국가의 검증 절차를 거쳐 출시한다"며 "해브앤비는 제조사를 통해 관련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 임상보고서 역시 검증 받은 신뢰할 만한 기관에 의뢰해 결과를 받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닥터자르트를 소유한 해브앤비는 2019년 프랑스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가 아시아 브랜드 최초로 인수해 주목 받았다. 기업 가치는 17억 달러(약 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 광군제에서 2억862만위안(약 354억원)으로 최대 매출을 올리며 'K-뷰티'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논란 관련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소비자 분노를 샀다. 일부 브랜드가 잘못을 시인하고 제품 개봉 유무와 관계없이 환불·교환 조치한 것과 비교됐다. 소비자들은 "믿고 샀는데 배신감이 든다"며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사를 촉구했다.

더욱이 닥터자르트는 전날 자사 다른 선크림 '에브리 선데이'가 인기'라며 소비자를 환기시켰다. 솔라바이옴 앰플 논란 관련 입장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올리브영에서 판매한 에브리 선데이 모이스처라이징·마일드 선 2종 '1+1 기획세트'가 많은 소비자 관심을 받았다"고 홍보했다. "인체적용 시험에서 24시간 보습력이 지속됨을 입증 받았으며, SPF50+/PA++++로 강력한 자외선 차단까지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안인숙 한국피부과학연구원 원장이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화장품은 과학이다 by 안언니'에서 시중에 판매 중인 SPF 50 선크림 20개 SPF 검사 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5개 브랜드 제품 총 7종이 SPF 30 미만으로 확인됐다. 닥터자르트 솔라바이옴 앰플 SPF 50과 휘게 '릴리프 선 모이스처라이저 SPF 50', 라운드랩 '자작나무 수분선크림 SPF 50', 디어클레어스 '소프트 에어리 UV에센스 SPF 50' 등이다. 특히 퓨리토는 '센텔라 그린 레벨 세이프·언센티드 선' '컴피 워터 선 블록'까지 총 3개 제품 SPF 지수를 허위 표기했다.

소비자 286명은 지난달 12일 집단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선크림 SPF 지수 허위표시·광고 의혹을 받는 회사를 식약처에 집단 신고하고 형사 고발했다. 제조업체 3곳(나우코스, 코스맥스, 그린코스)과 책임판매업자 5곳(하이네이처, 위시컴퍼니, 헤브앤비, 호코스, 서린컴퍼니) 등이다. 이 사건을 맡은 채다은·이영민 변호사는 "SPF 지수를 사실과 다르게 표시한 것은 허위표시에 해당한다. 화장품법상 처벌 대상"이라며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피해회복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허위광고로 소비자를 우롱한 화장품 회사에 소비자 권리를 행사하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밝혔다.

닥터자르트 외에 퓨리토와 라운드랩은 제품을 회수·환불 조치했다. 디어클레어스는 논란이 된 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공신력있는 연구·실험 기관과 다양한 방식의 SPF 지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보상체계는 시험 결과 발표 후 마련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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