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공개 공감대 커졌지만.."범죄 예방효과 훨씬 크지만 피의자 가족 2차 피해 우려"

김현주 2021. 4. 1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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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한 여성과 가족 등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은 9일 포토라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렇게 뻔뻔하게 눈을 뜨고 숨을 쉬는 것도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는 "신상공개 미국처럼 빨리 했으면 좋겠다. 피의자 인권이 뭐 그리 중요한가?" "천벌을 받아도 모자랄 것 같다. 신상공개 당연하다" "인권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피해자보다 가해자 인권을 더 보호하는 것 같아 짜증난다" "무슨 살인범 얼굴 공개하는데 그리 까다롭고 복잡한가" 등의 반응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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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피의자의 범행과 관련 없는 가족이 신상공개에 따른 피해를 볼 수 있다. 특히 자녀들이 있는 경우에는 학교에서 관련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
스토킹한 여성과 가족 등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은 9일 포토라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렇게 뻔뻔하게 눈을 뜨고 숨을 쉬는 것도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는 경찰의 신상공개 결정에 따라 이뤄진 장면이다. '김태현 사건'을 통해 신상공개의 효과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더 커졌지만 사건과 관련 없는 피의자의 가족·지인을 향한 2차 피해 우려는 여전히 숙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경찰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얼굴이 공개된 김태현은 검은색 옷차림에 수갑을 찬 채 검찰 송치 전 포토라인에 섰다. 김태현은 마스크를 쓴 상태였지만, '마스크를 벗을 생각이 있냐'고 취재진이 묻자 스스로 마스크를 벗어 얼굴을 잠시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현 신상공개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자가 25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국민적 이견이 없는 사안이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5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신상공개 관련 국민청원이 접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했다"며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이후 김태현이 나온 초중고등학교와 군 생활 등 과거 이력까지 인터넷에 퍼졌다. 이번 신상공개로 인한 효과는 분명하다는 평가다. 다른 잠재적 범죄자들에게 범죄를 범할 경우 자신의 얼굴이 공개될 수 있어 범죄 욕구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흉악범 신상공개는 잠재적 범죄를 막는 일반 예방 효과가 있다"면서 "흉악범죄를 줄이진 못하지만(소급 특별 예방 효과) 공익적 차원에서 범죄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은 이미 적극적으로 피의자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신상공개에 관해 제한 규정이 없고, 공익상 필요성이 인정되면 피의자 얼굴을 공개해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

특히 '머그샷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은 단순 폭행이나 과속 운전 등 경범죄도 체포 시점부터 예외없이 피의자 신상을 공개한다. 범죄자의 인권보다 범죄 재발 방지와 국민의 알 권리를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상공개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많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는 "신상공개 미국처럼 빨리 했으면 좋겠다. 피의자 인권이 뭐 그리 중요한가?" "천벌을 받아도 모자랄 것 같다. 신상공개 당연하다" "인권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피해자보다 가해자 인권을 더 보호하는 것 같아 짜증난다" "무슨 살인범 얼굴 공개하는데 그리 까다롭고 복잡한가" 등의 반응이 적지 않다.

하지만 부작용도 존재한다. 피의자의 얼굴이 언론·온라인 공개되면 사건과 관련 없는 피의자 가족과 지인 등에 대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이날 취재진은 포토라인에 선 김태현에게 '화면을 보고 계실 어머니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앞서 연쇄 살인범 강호순의 실명이 공개된 뒤 강호순 아들의 이름과 개인 정보가 포털사이트에 공유되기도 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피의자의 범행과 관련 없는 가족이 신상공개에 따른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특히 자녀들이 있는 경우에는 학교에서 관련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이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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