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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쟁탈전]③ "어느 학교? 어느 과요? 출신은 묻지도 않는다"

손인해 기자 입력 2021. 04. 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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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에 비전공자 육성..'서울대 공대' 주축 판교 변화 바람
더 간결한 코딩으로 결과물 도출하는 문재해결 능력 핵심..'협업'도 강조
판교 테크노밸리 전경.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2000년대 판교 테크노밸리는 서울대·카이스트 공대 출신이 주름 잡았다. 창업 1세대부터 이들 동문이 수두룩하다.

이해진 네이버 GIO(서울대 컴퓨터공학·카이스트 석사)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서울대 산업공학·카이스트 석사),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서울대 컴퓨터공학·카이스트 석사) 모두 서울대 공대 86학번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서울대 전자공학·서울대 전자공학 석사)는 이들보다 한 학년 선배인 85학번이다. 사업 초기 개발진도 자연스럽게 이들 동문이 주축이 됐다.

판교 '주류'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카카오가 2017년부터 나이·성별은 물론 학력과 전공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더니 최근 네이버는 드러내놓고 개발자 채용 공고에 '비전공자 육성'을 적시, "뽑아서 키워 쓰겠다"고 천명했다.

올해 개발자 900명 채용을 예고한 네이버는 신입 공채를 연 2회로 확대하고 경력 채용도 매달 상시화하는 데 이어 비전공자까지 키우는 '종합 채용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달 중 채용연계형 인턴 공채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는 앞서 기존 경력 개발자가 '클라우드 개발자'로 전환할 수 있는 9주간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난달 31일 모집을 마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부터) © 뉴스1

◇ 운동화 제조 공장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장 큰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앞당겨진 비대면 시대는 포털·게임 등 전통적 IT기업뿐만 아니라 운동화를 만드는 제조업체까지 이른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떤 기업이든 개발자 한 명이 간절하지만 "내로라하는 명문대 출신 개발자를 다 뽑아도 900명밖에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재풀은 한정돼 있다. 그나마 실력 있는 개발자가 스타트업의 본고장인 미국 실리콘밸리로 가거나 국내에서 직접 창업을 하면서 인력난은 더 심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AI)개발자가 요즘 가장 '핫'한 분야인데, 우리나라가 AI에 관심을 가진 게 2016년 '알파고'의 등장 때부터다"라며 "이때부터 공부한 사람이 이제야 시장에 나오는 상황에다 이미 AI를 경험한 인력은 몸담고 있는 기업에서 놔주질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모바일 앱 개발자의 경우 진짜 인력이 부족하다"며 "아주 작은 스타트업부터 굵직한 대기업까지 모두가 다 모바일 앱을 개발하고 있으니까 기본 수요 자체가 엄청난데 공급은 턱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 대학·전공보다 '문제해결 능력' 핵심

과거 학교와 전공으로 '인증' 받았던 능력은 이제 직접 보여줘야 하는 시대다.

IT업계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문제해결 능력'이다. 개발자 채용 전형 가운데 코딩테스트에서 더 간결한 '코딩'이나 '프로그래밍'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하는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 단순한 UI(이용자 환경)로 다양한 기능을 담은 앱이나 간결한 문장으로 풍부한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코딩은 C언어, 자바, 파이선 등 프로그래밍 언어로 명령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입력하는 과정으로, 코딩을 마친 후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프로그래밍이라고 한다.

지난해 8월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사회 변화와 교육혁신 토크콘서트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과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대화를 하고 있다. © News1 성동훈 기자

네이버 한성숙 대표도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열린 한 토크콘서트에서 선호하는 인재상을 묻는 질문에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한 바 있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장기간 프로젝트 속에서 힘든 일을 많이 하고 샘플이 없는 일을 해내야 하는 만큼 우리만의 장점과 이를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업무가 많다"며 "(미래를 주도할 인재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능통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많이 말씀하시는데 창의적이라는 게 '내 마음대로 다한다'는 건 아니다. 훈련이 잘돼 있다는 게 전제다"라고 말했다.

협업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한 대표는 "혼자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은 만큼 옆 사람을 잘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것과 예의를 갖추지 않고 정말 마음대로 하는 것은 달라서 구분돼야 한다"고 했다.

통상 개발자는 혼자가 아닌 팀 단위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때문에 코딩을 아주 잘한다는 능력만큼 동료들과 협업해서 시너지를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개발도 도제 시스템처럼 같이 일하는 선배 개발자로부터 배워가는 게 중요하다"며 "문제 해결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고 있는 개발자가 결국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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