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원웅 멱살잡은 광복회원, 일가족 7명 다 독립유공자

김상진 2021. 4. 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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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기념식장서 공연 중 돌발 상황
임시의정원 의장 지낸 김붕준 선생 손자
"불의를 보면 못참는 독립애국지사 피 흘러"
지난달 김 회장 집무실 항의방문..명패 부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멱살을 잡는 등 항의를 하는 김임용 광복회 회원을 관계자들이 저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1일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서울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 도중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회원에게 멱살을 잡히는 소동이 일어났다. 당시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기념식이 끝날 무렵 국립합창단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이런 일이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던 김 회장에게 김임용 광복회원이 갑자기 다가가 멱살을 잡고 수차례 김 회장의 몸을 흔들었다"며 "옆에 앉아 있던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등이 이를 말리면서 상황이 끝났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 광복회원인 김임용씨(오른쪽 선글라스)가 김원웅 광복회장의 멱살을 잡자 관계자들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임용 회원은 임시정부 입법기관이었던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당헌(棠軒) 김붕준(1888~1950) 선생의 손자다. 당헌 선생뿐 아니라 부인 노영재 지사와 아들 김덕목 지사, 큰 딸(김효숙 지사)과 작은 딸(김정숙 지사), 큰 사위(송면수 전 국방부 초대 정훈국장)와 작은 사위(고시복 전 육군 준장) 등 일가족 7명이 모두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 집안이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서도 배경으로 사용된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에 걸려 있던 태극기는 노영재 지사가 직접 만든 것이다.

김임용 회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자리에 앉아서 (김 회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울화통이 터져 참을 수가 없었다"며 "오늘은 특히 임정과 관련한 행사여서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광복회는 관변 데모를 할 때도 안 나서고 중립을 지켰는데, 그 사람(김 회장)이 오면서 편향적으로 변질돼 광복회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고 했다.

또 그는 "(김 회장 측이) 형사 고발을 하더라도 각오하고 한 일"이라며 "내 몸에는 독립애국지사의 피가 흐른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피가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일부 광복회원이 김원웅 광복회장 사무실을 찾아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의 명패가 파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 광복회 개혁모임]

그간 광복회 내에선 김 회장의 정치적인 발언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10월에는 광복회 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광복회 개혁모임'이 작고한 김 회장 부모의 독립운동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며 "진위를 조사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혁모임의 한 관계자는 "김임용 회원 역시 개혁모임 멤버"라면서 "그간 김 회장의 독단적인 활동으로 광복회 명예가 훼손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강하게 비판해왔다"고 말했다.

광복회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에는 일부 회원들이 광복회의 김 회장 집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날 김 회장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화난 회원들이 김 회장의 명패를 부쉈다고 한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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