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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동산 투기' 수사 차분히 지켜봐야

김승환 입력 2021. 04.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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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로부터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당초 LH 직원 10여명에 대한 광명·시흥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전국 공무원·민간인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더 생각해봐야 할 건 이번 부동산 투기 수사 대상은 그저 '신도시'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부동산 투기 수사의 핵심은 국민의 공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철저한 수사와 의혹 규명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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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로부터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당초 LH 직원 10여명에 대한 광명·시흥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전국 공무원·민간인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경찰이 중심이 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를 꾸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찰이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일각에서는 섣부른 우려가 나왔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검찰이 했으면 달랐다’며 검찰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더욱이 정치권에서는 갑자기 앞다퉈 특검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성기 성신여대 교수·법학
이런 의견 중에는 검찰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과거 1·2기 신도시 수사를 근거로 들어 경찰 수사력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었다. 1기 신도시 수사는 1990년 2월부터 1년 넘게 분당·일산 등 5대 신도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2기 신도시 수사는 2005년 7월부터 5개월간 행정수도와 판교 등 신도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실 이들 수사에서 활약한 건 검찰만이 아니었다. 실제 2기 신도시의 경우 경찰이 전체 검거 인원의 75% 이상을 검거했다.

더 생각해봐야 할 건 이번 부동산 투기 수사 대상은 그저 ‘신도시’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의 의혹이 미치는 곳이라면 누구든지, 어디든지 수사력이 닿아야 한다는 점에서 앞선 1·2기보다 수사범위가 훨씬 더 광범위하다고 볼 수 있다. 특검과 검찰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이런 특징을 고려하면 설득력을 잃는다. 유례없이 폭넓은 지역과 대상자에 대한 현장조사가 수반돼야 하는 이번 수사는 전국적인 인력과 인프라를 갖춘 경찰이 맡는 게 가장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자백 유도, 별건 수사 등 인권침해가 빈발해 검찰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한 게 불과 두어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부동산 투기 사건이 터지자마자 수사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검찰 직접수사 축소가 잘못됐다고 근거 없이 쏟아내며 갓 시행된 제도 개혁을 되돌리려는 일부 주장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사안을 관계기관 간 갈등이나 주도권 다툼으로 이해하는 시선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장전문가로서 경찰과 법률전문가로서 검찰 등 맡겨진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기관 상호 간에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수사·기소가 엄격히 분리됐지만 소추의 성공을 위해 경찰과 검찰이 사건 초기부터 긴밀하게 협력하는 영미법계와 같은 협력 방식이 이번 수사에서 원활히 작동해야 한다.

이번 부동산 투기 수사의 핵심은 국민의 공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철저한 수사와 의혹 규명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든 만큼 섣부른 비관이나 근거 없는 갈등 조장은 금물이다. 검찰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진행되는 경찰 수사를 차분하게 지켜보면서, 부동산 수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의 역량을 한데로 모아야 한다.

이성기 성신여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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