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621] 2021년 오스카상
2021년 오스카 시상식은 미국 동부 시각으로 4월 25일 저녁 8시에 개최된다. 작년에는 2월 9일, 그리고 2019년에는 2월 24일에 열린 데 비하면 많이 늦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제1회 시상식은 1929년 5월 16일에 있었고, 무슨 까닭인지 11월에 열린 3~5회를 빼면, 3월에 37회로 가장 많이 열렸고, 4월과 2월에 각각 24회와 18회씩 열렸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는 언제나 2월과 3월에 열렸는데 금년에는 왜 이리 애간장을 태우는지 모르겠다.
1964년 오늘 시드니 포이티어가 제36회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포이티어는 당시 폴 뉴먼, 앨버트 피니, 리처드 해리스 등 쟁쟁한 백인 배우들을 제치고 흑인 배우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았다. 그는 영화 ‘들백합(Lilies of the Field)’에서 동독을 탈출한 수녀들을 돕는 퇴역 군인을 연기해 수상의 영광을 얻었지만,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언제나 마음은 태양’ ‘초대받지 않은 손님’ ‘밤의 열기 속에서’가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흥미롭게도 모두 1967년도 작품이다.
이번 오스카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미나리’가 작품상이나 감독상을 받는다면 감동이 남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은근히 스티븐 연의 남우주연상이나 윤여정의 여우조연상을 기다리고 있다. 포이티어는 인종차별의 벽을 뛰어넘어 격조 높은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 미국 사회에서 흑인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데 그 누구보다 크게 기여했다. 1993년에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도 지금까지 품격과 매력을 잃지 않으며 살고 있다. 올해 94세인 그는 인종과 계층에 상관없이 폭넓은 존경과 지지를 받는 위대한 배우이자 시대의 아이콘이다. 밑도 끝도 없이 불거진 아시아인 혐오를 잠재우기에 대대적인 캠페인보다 때론 사랑받는 상징적 존재 한 명의 힘이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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