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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공공주택인데.. LH직원 1900명 계약

정순우 기자 입력 2021. 04. 13. 03:07 수정 2021. 04. 1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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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정보 공유 아니냐" 뒷말도
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 관계자들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LH 해체와 주택청 신설 및 서민 주거안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0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1900명이 LH가 직접 분양 또는 임대한 주택을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 주택이 관련 정보 취득에서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내부자들에게 돌아간 셈이어서, “서민 주거 복지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작년까지 LH 직원 1900명이 공공 임대주택(279명) 또는 공공 분양주택(1621명)을 계약했다. 임대 의무 기간 10년인 공공 임대주택 계약은 모두 233건으로, 수도권이 72%(168건)를 차지했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93건이 수원 광교신도시에 몰려있었다. 광교신도시에서는 2012년 한 해에만 44명이 계약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입주자를 모집하기 시작한 광교신도시의 10년 임대 아파트들은 지난해부터 분양 전환을 시작했는데, 주변 시세보다 분양 전환가가 최대 6억원까지 저렴해 ‘로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교 주민들 사이에선 “LH 내부적으로 투자 정보가 공유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공공 분양주택 계약자 중 31%(503명)는 2015년 LH 본사가 이전한 경남 진주 소재 경남혁신도시지구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다른 지역 혁신도시 관련 계약자는 644명(39.7%)이었다.

2016년까지 임직원이 6000명 선이던 LH에서 공공주택 계약자가 2000명 가까이 나온 것을 두고 ‘비정상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공주택은 다자녀 가구나 노부모 부양 가구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위한 주거 복지 성격의 정책이지만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적잖은 시세 차익을 거두게 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설사 불법은 아니더라도 LH 직원들이 돈이 될 만한 임대 아파트에 대한 정보를 일반인보다 더 용이하게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논란의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LH 측은 “LH 직원도 일반인과 동일한 청약 자격을 갖춘 경우에 한해 계약이 가능하며, 입주자 선정 업무 역시 공정을 기하기 위해 한국부동산원에서 대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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