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쏟아진 중대재해처벌법.."만성질환 제외, CEO 면책도 필요"

최석환 기자 2021. 4. 1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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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등 경제6단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 건의서 관계부처 제출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급성중독으로 보기 어려운 만성질환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는 직업성 발병 범위에서 제외하고, 정부가 마련 중인 관련법 시행령도 경영책임자(CEO) 역할을 실현가능한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등 합리적으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13일 공동으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시행령 제정 건의서를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에 제출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보완입법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법시행 혼란·부작용 최소화 '한목소리'..보완입법 추진 절실
경제6단체는 우선 시행령으로 위임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법률 제2조제2호)'는 "업무상 사고와 유사한 화학물질 유출 등에 의한 질병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심혈관계질환과 근골격계질환, 진폐, 소음성 난청, 직업성 암 등 만성질환은 직업성 발병 범위에 넣지 말아야 하고, 직업성 질병자의 중증도 기준이 없으면 중대산업재해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고 시 기준과 동일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를 시행령에 규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영책임자 등의 의무인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법률 제4조제1항제1호)', '안전·보건 관계 법령의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법률 제4조제1항제4호)'도 “경영책임자의 지위와 역할을 고려해 연 1회 이상 보고 받는 방법으로 관리하도록 구체적 의무규정을 시행령에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6단체는 "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은 적정한 인력과 예산이 수립됐는지 경영책임자가 직접 확인토록 하고, '안전·보건 관계 법령'은 제4조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경영책임자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만큼 산업안전보건법으로 특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안전·보건 관계 법령의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위탁한 경우 경영책임자가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간주하고, 정부가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위탁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안전보건교육 수강(법률 제8조제1항·제3항) 대상도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실만으로 교육을 받도록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에 '경영책임자가 제4조의 의무를 위반해 법원에서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며 "중대산업재해 발생사실 공표(법률 제13조) 대상도 법원의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로 명확히 하되, 산업안전보건법상 공표대상과 중복되면 제외하는게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경제6단체는 특히 "시행령 위임근거는 없으나 법률내용만으로 경영책임자의 의무를 파악할 수 없는 규정과 종사자의 과실로 발생한 것이 명백한 중대산업재해는 경영책임자가 조사 및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는 등 관련규정의 시행령 마련을 정부가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소기업이 자체적인 사고관리 역량을 키우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지원의무(법률 제16조) 내용으로 업종과 규모별로 필요한 관리사항을 가이드라인으로 만들고, 정부 중심으로 현장컨설팅 등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번 건의서를 정부가 적극 반영해야만 법률상 모호하거나 불명한 사항들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현판
CEO 책임소재 광범위 사업차질 불가피..소송남발 우려에 로펌도 전담팀 꾸려
산업 현장의 불만도 쏟아졌다.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업무가 세분화돼 있는데 모든 걸 CEO가 어떻게 다 책임지라는 것이냐"며 "책임소재가 너무 광범위하고 CEO가 경영활동에 집중 못해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통사고 처벌 수위를 아무리 높인다고 해도 도로 위 차량 사고를 '제로'로 만들 순 없지 않느냐"며 "그동안 강화된 산업안전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산재예방 시스템과 현장 관행을 개선해 나가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도 "법안 취지에 맞춰 현장에서 사업주의 노력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재해예방 위한 투자, 성실 이행 사업장에 대한 면책조항 등의 마련도 처벌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발생하는 사고의 유형과 요인이 매우 다양한데 현재 법규정은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하다"며 "협력사 직원들의 안전확보를 위해 원청이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해줘야 하는데 그런 대책이 없고, 명확한 기준을 주고 그에 기반해 처벌도 이뤄져야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철강·조선업계 관계자는 "재해 발생 이후 노동자와 기업 간 법정 분쟁도 벌어질 것"이라며 "이미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법 시행을 앞두고 전담팀을 구성해서 소송전에 대비중인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김동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기업의 대응만으로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하루속히 하위법령을 마련해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해 기업들이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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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심재현 기자 urme@mt.co.kr,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장덕진 기자 jdj13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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