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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단히 유감스러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입력 2021. 04. 14. 00:12 수정 2021. 04. 1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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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국 반대 속 강행..투명한 검증 거쳐야
환경·건강 우려 해소 책임은 일본에 있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보관중인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13일 공식 확정했다. 사진은 오염수를 담아둔 대형 물탱크가 늘어져 있는 모습. [후쿠시마 교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125만t을 바다에 방류하기로 공식 확정했다. 한국, 중국 등 인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와 반대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 특히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한국 국민은 오염수 방류가 불러올 수 있는 생태계 영향과 어류 등 먹이사슬을 통한 인체 건강상의 피해에 대한 우려가 대단히 크다. 오염수 방류가 7개월 후 제주도 근해에, 18개월 후 동해 대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외 연구기관의 분석 결과도 나와 있다.

이런 우려를 해소하는 책임은 기본적으로 행위 주체인 일본에 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그런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해양 방류 방침을 확정하기 전까지 일본 정부가 최인접국인 한국 정부와 실질적인 협의를 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등의 책임을 다했는지도 의문이다. 한국 정부 역시 국민의 건강과 환경 안전이 걸린 문제에서 충실하게 책무를 다했다고 보기 힘들다. 지금부터라도 국민 건강과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혜를 짜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100배 이상 희석시키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농도를 국제기준치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가 국제적으로 용인되는 안전 기준에 따른 접근법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해양 방류 결정이 최선의 결정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보다 더 안전하게 오염수를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대로 비용 요인을 고려해 더 안전한 방법을 배제하고 가장 저렴한 해양 방류를 선택한 것이라면 국제사회는 더더욱 납득하기 힘들다.

일본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오염수 방류가 최종적으로 실행되기까지 아직 2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지금부터라도 일본은 오염수 방류가 자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문제란 인식을 보다 더 확고히 가져줄 것을 촉구한다. 오염수는 해류를 타고 전 세계 바다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방사능 오염은 한번 잘못되면 그 피해를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자국 기술과 능력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

무엇보다도 투명한 정보 공개가 선행돼야 하며 인접국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소통이 뒤따라야 한다. 한국 정부도 항의와 유감 표명에만 머무르지 말고 국민 건강과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접근을 해야만 한다. 설령 일본 정부의 방침대로 해양 방류가 최종적으로 실행된다 하더라도, 준비 단계에서부터 모든 과정에 대해 IAEA의 검증을 거치도록 하고 여기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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