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넘치는 맨해튼..출장 온 외국인도 호텔 근처서 무료접종

박용범 2021. 4. 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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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부국의 여유' 르포
한달전 예약하려 '광클' 전쟁
이젠 3분만에 예약 다음날 접종
美, 총접종분 2억 건에 육박
65세 이상 접종률은 79.2%
바이든 "얀센 말고도 6억회분
전국민 맞을 물량 충분" 여유

◆ 희비 엇갈린 韓·美 백신접종 ◆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내 대규모 백신 접종소인 재비츠 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지원을 나온 군인들이 접종 예약 시민들을 대상으로 신분증 확인 절차 등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13일(현지시간) 뉴욕·뉴저지 지역 한인 거주자들이 자주 보는 한 인터넷 카페에 긴급 공지가 올라왔다.

티넥에 있는 한 대형 병원에 화이자 백신이 남았다며 오후 8시까지 예약 없이 방문해도 접종이 가능하다는 글이었다. 한국인 전담 직원이 접종을 안내한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붙어 있었다.

한국에서 뉴욕으로 출장을 온 B씨. 급한 업무 때문에 무비자로 한 달째 체류 중인 그는 주변에서 다들 백신을 접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신청할 생각도 못했다. '비거주자' 신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격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 약국체인을 통해 백신 접종 예약을 했다. 거주지는 호텔로 적었다. 예약일인 지난 12일 '라이트에이드' 약국에 가보니 비거주자 차별은 없었다.

실시간으로 남는 백신 접종처를 알려주는 '백신파인더'를 보면 공급 초과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13일 오후 10시. 늦은 시간이지만 기자가 사는 곳 반경 25마일 이내 백신 예약이 가능한 곳을 조회해보니 접종 장소 50곳 중 33곳에 백신이 있다고 확인됐다. '스톱&숍' '숍라이트' 같은 대형 슈퍼, CVS 같은 약국체인 등 다양한 접종 장소에 백신이 남아 있다고 떴다. 같은 시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지역을 검색해보니 접종 장소 50곳 중 45곳에 백신 재고가 있었다. 백신 접종에 대한 기약이 없던 시기, 여기저기 예약을 걸어뒀더니 이제 하루가 멀다 하고 이메일이 오고 있다. 백신 접종이 가능해졌으니 스케줄을 잡으라는 안내 이메일이다.

뉴욕주를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 이제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 기저질환 여부도 따지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코로나19 검사 시 검사비를 받는 곳이 꽤 많다. 특히 결과를 빨리 받기 위해 급행료를 내는 곳도 있다. 하지만 백신만큼은 100% 무료다. 불법체류자라고 차별하는 것도 없다.

13일 오후 11시(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일대의 백신 접종 가능 장소를 검색해보니 40곳 이상이 재고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사진 출처 = 백신파인더]
4월 들어서면서 이제 미국은 아무나 언제든 원하는 백신을 맞게 됐다. 백신 종주국의 여유다. 이제는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까지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인구는 전체 중 36.8%인 1억2230만명에 달했다. 2차까지 접종을 마친 인구는 7532만명으로 전 인구의 22.7%다. 총접종분은 1억9228만건으로 2억건에 육박했다. 65세 이상 인구 접종률은 79.2%를 기록 중이다.

접종률 상승과 함께 미국 소비시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도심 레스토랑과 교외 공원에 사람들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항공을 포함해 교통도 활기를 띠고 있다.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인 얀센 백신이 혈전 발생 부작용 우려로 접종이 중단됐지만 별다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나는 우리에게 존슨앤드존슨(얀센)이나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mRNA(메신저 리보핵산) 6억회분이 있다는 걸 분명히 한 바 있다"고 말했다. mRNA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채택한 방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충분한 백신이 있다. 의심할 여지없이 미국인 100%가 맞을 수 있는 물량"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화이자는 미국에 5월 말까지 공급하기로 한 백신 계약 물량을 10% 초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앨버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트위터에 "10% 초과 공급으로 미국 정부와 계약한 총 3억회분의 백신 인도 시점이 7월 말에서 2주 앞당겨진다"고 밝혔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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