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4월 금통위 금리 연 0.50% 7번째 동결.."정상화 아직 멀었다"(상보)

이윤화 2021. 4. 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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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4월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일평균 확진자 600~700명대, 코로나19 4차 유행 조짐
대면서비스 등 소비지표 일부도 여전히 마이너스 상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2021년 4월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7번째(11개월) 동결이다.

코로나19 4차 유행 조짐

한은은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컨센서스와 일치한다. 이데일리가 금통위 회의을 앞두고 지난 12일 11명의 경제 및 금융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원이 금통위원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59개 기관)을 대상으로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조사한 결과도 금리 동결 전망으로 나왔다. 금투협이 13일 발표한 ‘2021년 4월 채권시장 지표’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들은 100명 모두 금통위가 4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하루평균 600~700명대에 달해 4차 확산을 앞두고 있다는 점과 소비 및 고용지표가 아직 부진하단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31명 늘어 누적 확진자수가 11만1419명을 기록했다. 올해 1월 7일(869명) 이후 약 3개월(97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고용지표도 수치상으로는 개선 흐름이 감지되고 있지만 단기 일자리를 중심으로 증가해 아직까지 고용시장의 완전한 회복을 말하기엔 이르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2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31만4000명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취업자 수가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과 건설업 등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 영향이 있는 업종은 증가한 반면 도매 및 소매업(-16만8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2만8000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7만1000명) 등은 고용 감소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실업자수도 오히려 전달보다 늘었다. 실업자 수는 121만5000명으로 3만6000명 증가해 실업률이 전월 대비 0.1%포인트 높아진 4.3%로 나타났다.

소비지표도 심리 지표를 중심으로 개선하는 모습이나 코로나19 4차 확산 등에 개선세가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지난달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5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지난해 1월(104.8)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도 내수는 여전히 여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2월 국내 카드 승인액이 8.6% 증가하는 등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설 명절 등 계절적 요인이 있는데다가 대면서비스업은 1월에 발표된 실물 공식지표 상 음식·숙박업은 마이너스(-) 30% 이상, 예술·스포츠·여가는 거의 -50%에 가까운 감소폭을 지속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확대 중..가계부채 사상 최고치도 골칫거리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등 대표적인 물가지표도 모두 전월 대비 4개월째 오르고 있지만 위기 직후 경기가 극적인 침체에서 벗어날 때 나타나는 ‘리플레이션’(통화재팽창)이라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3월 생산자물가와 4월 소비자물가는 약 2주 뒤 발표된다.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존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단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은 고용지표와 소비지표 등이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생각이 없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이 총재는 2월2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나 정상화를 언급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는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가계부채와 금융시장 불안정 등에는 유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육박, 전 세계 주요국 대비 유난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 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소득 대비 가계부채 부담 증가, 실적 악화로 인한 기업 재무건전성 악화, 건전성 지표와 실제 신용위험간 괴리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 관점에서 민간부채의 리스크가 증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금융불균형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은 유지되겠지만, 실물경기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연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수급불균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현재와 같이 국고채 단순매입을 통한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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