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점유율 떨어지는 스마트폰 사업부 '경영진단' 회초리

신은진 기자 2021. 4. 1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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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매출 100조 밑으로 하락은 10년만에 처음, 위기감 높아져
30% 넘던 점유율 20%로 뚝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무선사업부에 대한 대대적인 경영 진단에 착수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는 데 무선사업부가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삼성 최고경영진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사업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며 점유율이 하락하는 데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깜짝 실적’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은 경영 진단

삼성전자가 무선사업부에 대해 경영 진단을 진행하는 것은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5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사업 점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익명을 요구한 삼성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을 타깃으로 들어간 경영 진단이다. 애플과 경쟁하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S 시리즈가 크게 밀리고 있다는 판단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이익 11조47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7% 늘었다. 하지만 매출이 7.2% 떨어진 99조5875억원에 그쳤다. 무선사업부 매출이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은 매출 감소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영업이익은 비용을 줄이면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100조원대 매출이 무너진 것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부진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때 30%가 넘던 삼성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19.5%) 처음으로 20%대가 무너졌다. 중저가 시장에서 갤럭시A 시리즈가 선전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는 코로나 사태와 비싼 가격으로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21 출시 시기를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겼고, 가격도 99만9900원으로 대폭 낮췄다.

그러나 프리미엄폰 시장 흐름을 돌리는 데는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갤럭시S21은 출시 57일 만에 국내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전작 대비 한 달 빠른 기록이지만, 2019년 출시된 S10 시리즈가 47일 만에 100만대를 판매한 것보다 부진한 실적이다. 지난해 출시한 애플 아이폰12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아 글로벌 판매 역시 고전하고 있다.

삼성 경영진 사이에서는 이런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계속 점유율이 줄어들다가 어느 순간 존재감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의 디자인부터 카메라 기능까지 모든 부분에 대해 강도 높은 경영 진단을 벌일 계획이다. 7월 초 경영 진단이 끝나면, 스마트폰 사업부는 대대적인 쇄신 작업이 예고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하는 3종의 폴더블폰을 갤럭시S 시리즈를 대체하는 프리미엄 라인으로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마트폰 사업 접는 LG는 철수 난항

한편 최근 스마트폰 사업 종료를 발표한 LG전자는 사업 철수 과정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LG전자 브라질 타우바테 공장 생산 직원 700여 명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휴대폰, 모니터와 노트북 등을 생산하는데, 휴대폰 라인은 생산을 멈추고 컴퓨터와 모니터 생산 라인은 다른 공장으로 옮기겠다는 것이 LG전자의 방침이다. 하지만 일자리를 잃게 된 현지 노동자들은 “회사 측이 제시한 보상금이 너무 적다”며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LG전자 측은 이 같은 파업이 또 다른 해외 스마트폰 공장이 있는 베트남, 중국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 협력업체들과의 보상 문제도 큰 골칫거리다. LG전자 휴대폰 협력 업체들은 “그동안 LG전자를 믿고 시설투자를 했는데, 갑자기 일감이 없어지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협력사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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