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일상 되찾은 '접종 선진국'들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 4. 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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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 이스라엘 62%·영국 47%·미국 36%⋯한국은 2%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 성적표는 초라하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4월12일 기준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2.3%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중 34위다. 백신 접종률 1위는 이스라엘이다. 백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한 이스라엘은 백신 확보전에 성공하면서 국민의 약 62%가 백신을 맞았다. 마스크를 벗고 따뜻한 봄을 만끽하는 이스라엘 국민의 모습이 지구촌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접종률 약 47%로 2위를 기록한 영국은 4월12일 집단면역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7월까지 전 국민의 1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것이 영국의 목표다. 칠레에 이어 접종률 36%로 4위를 기록한 미국은 독립기념일인 7월4일 코로나19로부터 독립을 선언할 계획이다. 인구 75%가 백신을 맞는 최초의 국가가 되기 위해 미국은 하루 400만 회씩 접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정부가 봉쇄를 완화한 4월12일 시민들이 런던 소호의 주점과 카페에서 술을 마시고 식사하고 있다.ⓒAP연합

따뜻한 봄 만끽하는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과감했다. 효과는 차치하더라도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던 때인 지난해 12월19일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약 900만 명밖에 안 되는 국민이 심각한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한 셈이다. 

인구가 적기 때문에 접종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각국은 이스라엘을 백신 효과와 이상 반응의 시험대로 삼았다. 그리고 약 110일이 지난 현재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이후의 삶을 보여주는 나라가 됐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4월12일 기준 이스라엘에서 최소 1회 접종을 마친 국민의 비율은 약 62%(530만 명)에 달한다. 2회 접종까지 마친 비율은 57%다. 뉴욕타임스는 4월5일 '팬데믹 이후의 삶이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이스라엘'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이스라엘의 경제는 거의 재개됐다. 이스라엘은 우리에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의 삶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언론은 마스크를 벗고 공원과 야외 카페에서 봄을 만끽하는 이스라엘 국민의 모습을 게재했다. 또 클럽에서 열린 공연에서 환호하는 젊은이들, 식당에서 식사하는 가족 등 모두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었다. 백신을 접종한 이스라엘 국민은 스마트폰으로 '그린 패스(Green Pass)'를 내려받은 후 식당, 호텔, 경기장, 교회, 스포츠센터, 수영장, 영화관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여름휴가를 위해 그리스와 조지아 등 외국 휴양지를 소개하는 TV 광고까지 등장했다. 이스라엘은 5월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최근 마스크 없이 실외 훈련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집단면역 시험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 7월부터 백신 선구매에 나선 이스라엘은 접종 정보 일부를 화이자 측에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백신 물량을 조기에 확보했다. 백신 확보, 접종, 봉쇄 해제 타이밍 등 모든 면에서 이스라엘은 세계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4월12일부터 일상 회복한 영국

영국 국민도 4월12일부터 야외 식당과 술집에서 마스크 없이 생활하기 시작했다. 이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이 "모델 예측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4월12일 집단면역에 도달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결과다. UCL의 주장에 따르면 영국은 면역을 지닌 국민의 비율이 73.4%에 달해 바이러스 확산세가 저절로 꺾이면서 면역이 없는 구성원도 보호받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4월12일부터 상점, 헬스장, 도서관, 놀이공원 등의 영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매우 오랫동안 문을 닫은 업주들에게는 큰 위안이 될 것이고, 다른 모든 이에겐 우리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일들에 다시 복귀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올해 1월초 세 번째 봉쇄령을 내렸다. 동시에 백신 접종 속도를 높였다. 지금도 하루 평균 40만 회가 넘는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4월12일 기준 최소 1회 접종 비율이 47%이고 2회까지 마친 비율은 11%다. 1월8일 약 6만7000명이던 하루 확진자 수는 4월13일 2472명으로 급감했다. 

영국 방침에 따르면 5월17일 모든 업종의 실내 영업이 허용되며 집합금지도 6명 이상에서 30명까지 완화된다. 6월21일에는 거리 두기 등 모든 규제를 풀어 결혼식과 나이트클럽 등 거의 모든 업종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통해 7월 전 국민의 1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것이 영국의 목표다.

7월4일 코로나19에서 독립하려는 미국

미국은 독립기념일인 7월4일 코로나19를 졸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월12일 TV로 생중계된 첫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가 함께 방역수칙을 지킨다면, 7월4일 여러분과 가족과 친구들이 마당에서 바비큐를 즐기며 독립기념일을 축하할 수 있을 것이다. 독립기념일은 국가적 독립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이 바이러스로부터 우리가 독립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말 특별한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20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은 4월12일까지 약 1억9000만 도즈를 접종했다. 하루 평균 160만 도즈 이상씩 접종한 셈이다. 결국 1월8일 30만 명이던 하루 확진자가 4월13일 7만7720명으로 감소했다. 최근에는 하루 400만 도즈로 접종 속도를 더 올리며 5월말까지 성인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미국이 세계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인구의 75%가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인구 75%의 백신 접종률은 집단면역이 달성됐다는 의미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4월12일 현재 미국의 최소 1회 접종 비율은 36%이고 2회 접종까지 마친 국민은 22%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감염병 대유행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방역지침 준수와 백신 접종 참여 등 '전시 체제'를 유지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결승선에 도착하지 않았다. 바이러스와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에 대한 경계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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