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진압군 격파".. 미얀마 소수민족 반군 첫 승전보

정재호 입력 2021. 4. 16. 17:40 수정 2021. 4. 1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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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소수민족 반군인 카친독립군(KIA)이 쿠데타 군부의 진압군과 교전에서 첫 승전보를 울렸다.

오랜 반목을 깨고 소수민족과 주류 버마족 중심의 민주세력이 행정부 인선에 합의하면서 군부에 맞설 '정치적 구심점'이 생겼다.

16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KIA는 전날 미얀마 최북단 카친주(州)의 알로범 고지에서 벌어진 대규모 전투에서 군부 측 320경보병대대를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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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범 고지 쟁탈전 패배, 320경보병대대 철수 
민주세력·반군, 임시정부 총리 등 내각 구성 완료
미얀마 소수민족 카친독립군 병사가 카친주 군부 기지를 바라보며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미얀마 나우 캡처

미얀마 소수민족 반군인 카친독립군(KIA)이 쿠데타 군부의 진압군과 교전에서 첫 승전보를 울렸다. 군사적 대응에 이어 정치 영역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왔다. 오랜 반목을 깨고 소수민족과 주류 버마족 중심의 민주세력이 행정부 인선에 합의하면서 군부에 맞설 ‘정치적 구심점’이 생겼다.

16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KIA는 전날 미얀마 최북단 카친주(州)의 알로범 고지에서 벌어진 대규모 전투에서 군부 측 320경보병대대를 물리쳤다.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320경보병대대는 고지에서 약 60㎞ 떨어진 바모 지역으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양측 교전이 본격화한 뒤 소규모 기습 공격이 성공한 적은 있지만, 반군 세력이 진압군의 대대급 병력을 괴멸시킨 건 처음이다.

알로범 고지는 KIA 중앙본부와 인접한 데다 인근 주요 병력 집결지에 대한 포격이 가능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군부에 반기를 든 KIA 측이 지난달 25일 가장 먼저 알로범 고지를 기습해 점령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1987년 이래 알로범 고지를 사수해왔던 진압군은 이후 전투기와 장거리 대포까지 동원해 탈환전에 나섰다. 하지만 반군은 12,14일 진압군 지휘관과 100명의 병력을 사살하는 등 군사적 우위를 이어오고 있다.

다급해진 군부는 77ㆍ88경보병사단을 카친주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단은 2017년 로힝야족 학살 당시 강간, 약탈 등 온갖 만행을 저질러 현지에서 ‘악마의 군대’라 불리는 최정예 병력이다. 현지 군사소식통은 “육로를 통한 병력 충원이 KIA의 매복 공격으로 연이어 실패하면서 두 사단은 군 수송기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미얀마 양곤에서 반군부 시위대가 "공동의 적에 맞서 단결하자"는 현수막을 들고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미얀마 나우 캡처

작지만 소중한 승리에 미얀마 민주진영도 화답했다. 주류 버마족의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와 소수민족 대표들은 이날 민주세력의 임시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 주요 국무위원 인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만 윈 카잉 딴이 내각제의 수장인 총리직을 맡고, 사사 현 CRPH 유엔 특사는 국제협력부 장관에 임명됐다. 딴 총리는 카친족, 사사 장관은 친족이다. 1일 통합정부 구성 발표 당시 약속한 ‘소수민족에 대한 권력 이양 원칙’이 어느 정도 지켜진 것이다.

첫 발을 뗀 임시정부는 향후 반군부 세력 전체의 원활한 의견 조율을 목적으로 국민통합협의회(NUCC)도 발족한다. NUCC에는 통합정부와 인권단체, 시민불복종운동(CDM)을 망라한 핵심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한다. 초대 의장은 ‘88항쟁’을 주도했던 민 코 나잉이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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