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유행 알렸던 물리학자 "1~3차 유행 직전 상황"..4차 대유행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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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늦어지는 감염자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평소엔 이런 감염자가 거의 없다가 갑자기 수백명으로 급증하는 시점이 지난해 세 번 있었는데, 각각 1~3차 유행 직전과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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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유행 먼저 알렸던 데이터 전문가의 경고
'제때 확진되지 못한 감염자' 최근 2000명 이상
격리 늦어져 확산↑…1~3차 유행 직전 상황 재현
반면 방역당국은 "아직 급증 추세 아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늦어지는 감염자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격리되지 않고 감염 전파가 이뤄지는 만큼 4차 유행 위험도 높아졌다. 지난 1~3차 유행 직전에 나타났던 전조 현상이 재현된 것이다.
데이터 전문가인 윤복원 미국 조지아공대 전산재료과학센터 박사가 내놓은 분석이다. 윤 박사는 같은 방식으로 지난 3차 유행을 정부 공식 발표보다 한 달 먼저 경고한 바 있다. 윤 박사는 17일 조선비즈와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감염된 사람들은 평상시보다 5일 정도 늦게 확진되고 있다는 게 데이터에서 나타난다"며 "그만큼 감염 전파가 일어난 다음에 확진·격리되는 거라서 확산 규모가 커지는 데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 박사는 ‘제때 확진되지 못한 감염자’ 수에 주목했다. 평소엔 증상을 느낀 감염자들이 거의 바로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확진 판정과 격리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관리해야 할 감염자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망을 벗어나는 미확진 감염자 수도 늘어난다. 이들은 확진되기 전까지 며칠 동안 추가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윤 박사는 이들이 확산을 촉진해 대유행이 시작된다는 걸 데이터 분석으로 증명했다. 분석에 따르면 평소엔 이런 감염자가 거의 없다가 갑자기 수백명으로 급증하는 시점이 지난해 세 번 있었는데, 각각 1~3차 유행 직전과 일치했다.
윤 박사는 지난해 11월 9일 이 지표가 300명으로 뛰었을 때 페이스북을 통해 "감염 확산이 과거보다 커진 것은 아닌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3차 유행을 경고했다. 정부는 한 달 뒤인 12월 9일에서야 수도권 선제적 전수조사를 위해 임시선별진료소 운영 계획을 발표했고, 나흘 뒤인 12월 13일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0명을 넘겨 본격적인 3차 유행의 시작을 알렸다.
최근 이 지표는 지난달 24일 기준 2000명 이상으로 계산된다. 이때 하루 400여명이 확진됐던 걸 고려하면, 감염자들이 확진되는 데 5일 정도 걸리고 그만큼 추가 전파 위험도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날 기준 데이터는 아직 없지만 추세대로라면 제때 확진되지 못한 감염자가 더 많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표는 질병청이 집계한 게 아닌, 윤 박사가 질병청의 데이터를 토대로 직접 계산한 것이다. 감염자가 완치되거나 사망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19일 정도라는 사실을 이용해, 오늘의 격리해제자와 사망자 수를 더하면 19일 전의 실제 신규 감염자 수를 추정할 수 있다. 이것을 그날 질병청이 공식 발표했던 신규 확진자 수와 비교하면, 몇 명이 제때 확진되지 못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윤 박사는 "이런 데이터를 (방역당국이) 모니터링하면 더 일찍 위기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박사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파리11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이언스' '네이처' 등 국제학술지에 5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6000회 이상 인용됐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질병청의 코로나19 데이터를 다양한 확산 예측 지표로 가공해 소셜미디어(SNS)와 홈페이지(http://data.yoonlab.com/covid-kor)에 공개하고 있다.
한편 방역당국은 아직 코로나19 확산이 급증세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거리두기 격상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현재 추세가 급증을 하고 있는 추세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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