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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쇄신' 카드 꺼낸 文정부.. 레임덕 우려 씻을 수 있을까

이도형 입력 2021. 04. 17. 06:03 수정 2021. 04. 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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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총리 교체·5개부처 개각
과학기술통신부 임혜숙 산업통상자원부 문승욱
고용노동부 안경덕 국토교통부 노형욱 해양수산부 박준영
비주류 기용.. 통합·화합 내세워
정무수석 등 靑 비서진도 개편
野 "국민 기만·돌려막기 인사"
文정부 세번째 총리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16일 임시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예상대로 후임 국무총리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국토교통부 등 5개 부처 개각과 청와대 비서진 개편도 단행했다. 관료·전문가 출신 인사이거나 친문(친문재인) 색채가 옅은 ‘관리형 내각’이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9일 만에 단행한 인적쇄신이지만 여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다. 특히 문재인정부 임기말 국정 운영이 청와대나 부처보다 집권여당 중심으로 이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6일 정세균 국무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이고 후임에 김 전 장관을 지명했다고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리핑에서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 고용노동부 장관에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국토교통부 장관에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 해양수산부 장관에 박준영 차관을 각각 발탁했다.

정 총리는 물러나기 전 이들 후보자에 대한 인사제청권을 행사했다. 김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받을 때까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맡는다. 한때 홍 부총리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안정적 국정 수행을 위해 잔류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 후보자는 민주당 4선 국회의원으로 문재인정부에서 행정안전부를 이끌었다. TK(대구·경북) 출신 정치인으로, 당 주류인 친문과 비교적 거리가 있는 화합형·통합형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정세균에 이어 김 총리 후보자까지 임기 내 정치인을 총리로 기용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환송식을 마친후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 투기 논란으로 사의를 밝힌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사표를 이날 수리했다. 통상 새 장관이 취임할 때까지 기존 장관이 근무하도록 하는 관행을 깬 것이다. 부동산정책 실패에 대한 성난 민심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29일 취임한 변 장관은 퇴임식을 하고 108일 만에 물러났다.

향후 부동산정책은 정통 관료 출신인 노형욱 후보자가 지휘봉을 쥔다. 노 후보자는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업무를 오랫동안 다뤘고 공직사회에서 신망이 높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청와대 정무수석에 친문과 거리가 있는 이 전 의원을, 사회수석에 이태한 국민보험공단 상임감사를 지명했다. 산자부 장관 기용으로 공석이 된 국무조정실 2차장엔 윤창렬 현 사회수석이 내정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물러나고 박경미 교육비서관이 옮겨 맡는다. 법무비서관에는 서상범 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지명됐다. 방역정책 총괄 담당을 목적으로 신설된 방역기획관에는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발탁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개각에 대해 “국면 전환을 위한 국민 기만이자 돌려막기 인사”라며 질타했다.

재보선 이후 첫 인선에서 문 대통령이 관료·전문가, 비주류 인사 카드를 선택함에 따라 싸늘한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4월 3주차 주간 정례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지지율은 30%를 기록해 정부 출범 후 가장 낮았다. 부정평가는 62%에 달했다. 줄곧 문 대통령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1%을 기록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철희 정무수석(왼쪽), 이태한 사회수석
◆관료·전문가 발탁… ‘강성’ 黨 목소리 커질 듯

임기말 레임덕(권력 누수) 상황에 몰린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통한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 주류 인사들이 강세를 보인 이전 개각과 달리 관료와 전문가, 비주류 인사를 등용했다. 친문 일변도의 인적 구성에서 벗어나 화합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정작 이날 집권여당에서는 친문 강성파인 윤호중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임기말 국정운영 중심이 당으로 쏠리는 상황에서 정국 운영과 정책 기조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5·2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도 친문 주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집권여당이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등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총리직에 지명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TK(대구·경북) 출신이자 대표적인 당내 비주류계 인사다. 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내긴 했지만 비주류 안배 차원이란 해석이 많았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해 친문계 지지를 받는 이낙연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조국 사태’ 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문 대통령께서 조 전 장관에 대한 신뢰나 애틋함이 있겠지만,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하신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지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마음을 받들어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겠다”며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정을 쇄신하겠다.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대통령께 전달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다른 비주류 출신인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의 정무수석 지명도 눈길을 끈다. 이 신임 수석은 “좀 다른 생각, 여러 가지 옵션을 대통령이 충분히 검토해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면서 “4·7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잘 헤아리고, 할 말은 하고, 또 어떨 때는 아닌 것에 대해서는 ‘노’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참모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권 인사를 중시하던 장관 인사 관행은 이번에 멈췄다. 장관 후보자 5명에는 여권 출신 정치인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관료·전문가 전진 배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투기 의혹 파장으로 물러난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인 노형욱 후보자가 임명된 것이 대표적이다. 한 여당 의원은 “임기 말 국정 운영에 있어 안정과 전문성을 동시에 가져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임기 말 내각과 청와대에 들어올 인사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올해 1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에 임명된 지 석달 만에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문 대통령은 또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한 뒤 그 빈자리를 윤창렬 청와대 사회수석으로 메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8년 3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차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얘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에는 이제 인재가 남아 있지 않음이 드러났다”며 “국정은 제쳐두고 대권을 향해 떠난 국무총리의 빈자리를 또다시 돌려막기 인사로 채웠고, 수많은 장관 교체 대상자 중 고작 몇 명만 바꾸면서도 경제 실패 책임을 물어 진즉 경질했어야 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유임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번 개각으로 떠나가는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31%)은 처음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30%)을 앞섰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의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앞설 때 당 내부의 ‘원심력’이 확대된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윤 원내대표는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사”라면서 “그의 원내대표 당선은 친문 주류 의원들에게 ‘계속 강하게 밀고 나가라’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도형·배민영·김주영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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