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걱정마, 사는 거 아무 것도 아냐"..'스물 아홉 짱구 엄마' 역할 21년째, 강희선 성우
만화 '짱구는 못 말려'의 짱구 엄마는 스물아홉입니다. 올해 93년생과 동갑이죠. 어리고도 성숙한 나이, 꿈은 많지만, 뜻대로 잘 안 되는 나이…. 만화 속 짱구 엄마가 실제 93년생들과 나눈 대화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입니다.
영상 속 짱구 엄마는 "안 건강해, 여러 가지로"라고 말해 공감을 얻는가 하면, "어떨 땐 행복하고 어떨 땐 힘들어, 내 생활을 가졌으면 어땠을까"라고 힘든 마음을 나누기도 합니다. "(짱구) 걘 안 커"라며 웃음도 줍니다. 사흘 만에 300만 뷰를 넘기며 공감을 얻고 있는 영상 속 주인공은 21년째 짱구 엄마 '봉미선' 역할을 맡은 강희선 성우입니다.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강 성우는 "세상 사는 거, 인생사는 거,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한순간에 지나가! 오늘 열심히 살고 내일을 걱정하지 마. 내일을 오늘처럼 살면 되지"라는 말로 용기를 줬습니다.
Q. 뜨거운 반응 어떠셨어요?
A. 그렇게 뜨거운 줄 몰랐어요. 다들 슬프다고 하더라고요. 대화는 대본도 없고 프리토킹으로 했어요.
A. 힘들어서. 자기 딴에는 열심히 하는데 앞도 안 보이고, 꿈이 있는데 꿈이 왔다 갔다 하고, 환경이 힘들고, 자기 뜻대로 회사 일도 안 되고, 인간관계도 힘들고…. 그 나이가 사회생활하면서 가장 소통이 어려울 나이에요. 스물아홉 살, 어린 나이예요.
사실은 영상에 나온 것보다 더 많이 울었어요. 그래서 마음이 아주 아팠고, 저랑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는 친구가 있어서 위로해주고 싶었어요. '대충 살아' 그랬어요. 대충 사나 열심히 사나 열심히 하는 사람은 열심히 살아요. 그리고 대충 살아도 돼요.
A. 봉미선의 입장에서 말했어요. 실제로 저도 스물넷에 결혼했어요. 데뷔는 스무 살에 했어요. 나도 모르게 솔직하게 얘기를 한 부분이 있어요. 결혼을 일찍 하는 건 미친 짓이에요. 힘들어요.
Q. 영상에서는 봉미선을 보고 "나랑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네"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만화를 보면서 자란 세대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어떠셨어요?
A. 20년 넘었죠. 초창기부터 한 거니까. 많이 변한 것도 있고요. 우리 때하고는 다르더라고요. 훨씬 더 성숙해요. 철이 들었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조금 망설였어요.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하나. 에이, '솔직하게 까자' 그래서 '힘들어' 그렇게 얘기했어요.
A. 봉미선은 굉장히 단순하죠. 막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런 부분이 인간미가 있잖아요. 어리바리 봉미선이에요. 제 닉네임도 어리바리인데, 매력 있어요.
포악하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출연진 중의 한 명이 매일 화내고 욕하고 그래서 포악하다고 그러더라고요. 애니메이션에서는 입을 엄청 크게 벌려요. 녹음할 때는 그림에 충실했어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서.
Q. 많은 스물아홉 살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있을까요?
A. '아홉수'라고 헤매지 마라. 서른이라고 하면 너무 많다, 늙었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사실은 시작이에요. 뭔가를 내가 할 수 있는. 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타인도 사랑하지 못한다고 그러잖아요. 저는 저 자신을 등한시한 것 같아요.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귀하게 여기고, 토닥토닥해주고.
from. 짱구 엄마 (feat. 강선희)
"세상 사는 거, 인생사는 거,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한순간에 지나가! 오늘 열심히 살고 내일을 걱정하지 마. 내일을 오늘처럼 살면 되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가 조금 손해 본다 이렇게 생각하면 살기가 조금 편해져. 오늘 이 순간을 즐기면서 사랑을 많이 주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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