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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고난의 행군' 재개한 北..경제난 극복할까?

KBS 입력 2021. 04. 1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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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식 집권 10년 차를 맞은 김정은 위원장이 고난의 행군 카드를 꺼내 들면서 그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고난의 행군은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이 극심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했던 구호인데요.

20여 년이 흐른 지금 대북제재에 코로나19에 체감 물가까지 크게 오르면서 북한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외부 도움 없이 주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김정은 위원장, 과연 민심을 얻을 수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세포비서대회 폐막식장.

북한 노동당의 최말단 간부들이 모여들었다.

제8차 당대회 결정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토의가 마무리되는 시간.

김정은 위원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주석단에 오른 김 위원장은 8차 당대회 결정 관철이 순탄치 않을 것을 언급하며, 당 세포비서들의 활약을 강조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우리는 그 어디에 기대를 걸거나 바라볼 것도 없으며 오직 수백만 노동당원들, 특히는 수십만 우리 당세포비서 동지들의 심장을 믿을 뿐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세포비서들에게‘고난의 행군’을 주문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나는 우리 당중앙위원회로부터 시작해서 각급 당 조직들, 전당의 세포비서들이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고난의 행군은 북한이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 극복을 위해 내놨던 당적 구호다. 1930년대 말, 김일성 당시 주석이 이끈 항일빨치산 100일 행군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일심/조선혁명박물관 강사 : "항일 무장투쟁 시기 어려운 행군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행군 기간으로 보나 그 간고성으로 보나 제일 어려웠던 행군이 바로 고난의 행군이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6년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고난의 행군’을 다시 한번 전면에 내걸었다.

[북한 노래 ‘고난의 행군 정신으로’ : "고난의 행군 그 정신으로 붉은 기 높이 앞으로~"]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고난의 행군’정신 아래‘선군정치’를 강조하며 국가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 했다.

군인 건설자들을 투입해 경제 재건을 추진하면서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국방력 제고에도 집중했다.

실제 이때 북한은 안변청년발전소, 원산-금강산 철도 등 대형 건설 사업을 추진했고, 최첨단 산업 발전과 철, 섬유, 비료 생산 등 자력갱생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북한 주민들에게 고난의 행군은 살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야만 했던 시기였다.

경제난에 이어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기근을 경험해야 했다.

[KBS 뉴스9/1996년 3월 : "북한의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노동자들이 집단 결근하는 사태가 자주 일어나고 있고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 각지를 떠도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후유증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배급에만 의존해 살던 북한 주민들에게 국가 배급 중단은 그야말로 생존의 위기였다.

[김순영/2018년 탈북 : "숱한 사람들이 굶어 죽었어요. 불시에 (배급)주던 게 딱 끊어졌으니까 어디에서 (식량)나올 데는 없지. 산에 가서 나무뿌리도 캐 먹고, 그다음에는 풀도 뜯어 먹고, 나물이라고 생긴 거는 다 뜯어먹고. 겨울에는 또 그런 것도 없으니까 감자 껍질을 말렸다 가루로 우려서 먹기도 하고..."]

1990년대 북한에는 꽃제비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북한 아이들을 뜻하는 말이었다. 배고프고 굶주렸던 그 시절.

통계청에 따르면 고난의 행군 시기 10년 동안 48만 명 이상의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순영/2018년 탈북 : "그저 길바닥에 아이들이 죽어있는 거 어른들도 막 죽고. 그다음 부모들이 아이들을 다 버리고. 너네라도 나가 살라 우리는 죽어도 그래서 아이들이 막 길바닥에서 빌어먹으며 막 기어 다니며... 나도 그 아이가 죽어가는 것을 몇 번 봤어요."]

20여 년이 흐른 지금 자유의 땅을 찾은 탈북민들에게 고난의 행군은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김순영/2018년 탈북 : "야, 우리는 어찌 이렇게 살아야 하니 이런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런 것도 (밀수를)해서 강냉이 가루를 바꿔서 먹고 외화벌이 나무(판매)를 해서 그러고 고난의 행군을 제가 살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왜 지금‘고난의 행군’을 결심한 것일까?

여기엔 현재 북한이 직면한 경제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대북제재,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로 중국과의 교역도 중단되면서 극심한 경제난, 식량난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주식으로 찾는 옥수수 가격이 최근 급등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체감 물가도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작년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어 북중 국경이 상당히 통제되었지 않습니까? 통제되면서 이제 중국에서 들어와야 할 그 옥수수라든지 밀가루라든지 이런 것들이 충분하게 들어오지 못했죠. 이런 것들이 다 영향을 미치면서 이제 북한의 식량 가격이 특히 작년 연말부터 상당히 요동을 치기 시작했죠. 지금은 꽤 이제 불안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될수록 북한 주민들 불만도 어떤 식으로든 표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권태진/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주민들이 더 이렇게 식량을 사먹을 수 있는 능력까지 이제 상실하게 되면 주민들이 아무리 북한이라고 해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면 이 장사라고 하는 게 자기 목숨 줄이기 때문에 자기 목숨줄을 가져다가 이렇게 목을 조여 온다든지 건드리게 되면 주민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8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조선중앙TV/4월 12일 : "과학기술을 확고히 틀어지고 생산조건을 주동적으로 마련해 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13일 : "청단군 화산협동농장의 농업근로자들도 당면한 영농작업들을 깐지게(야무지게) 해가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세포비서대회 폐막식에서 10가지 과업을 제시하면서 특히 사상교육을 강조했다. 사상 무장을 강화해 주민 통제를 엄격하게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4월 8일 세포비서대회 폐막식 : "사람들의 사상 의식에는 공백이 없는 것만큼 사상교양사업을 홀시 하면 나쁜 사상에 물젖게 됩니다. "]

김정은 위원장이 대규모 기념사진 촬영으로 세포비서대회 일정을 마무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중앙TV : "촬영 장소는 총비서동지에 대한 열화 같은 흠모와 신뢰심으로 끓어 번지고 있었습니다."]

‘고난의 행군’카드를 다시 꺼내 내부 결속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북한.

그러나 3대째 이어지고 있는‘고난의 행군’이 일반 북한 주민들의 민심까지 다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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