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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미리 보는'북녘 식물'..한반도 생태계 보전 노력

KBS 입력 2021. 04. 1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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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단의 세월만큼이나 남한과 북한 국토에서 자라는 식물도 점점 큰 차이를 보이는데요.

아무래도 북한 지역이 우리보다 평균 기온도 낮고 기후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더 그럴 것 같은데요.

최효은 리포터, 북한 식물들을 미리 보고 왔다고 들었는데, 어디인가요?

[답변]

네.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국립 DMZ 자생식물원에 직접 다녀왔는데요.

북한 식물 20여 종을 직접 키우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을 준비했습니다.

[앵커]

책이 꽤 두꺼워 보이는데 어떤 책인지 설명해주시죠.

[답변]

네, ‘북한 관속식물 총목록’이라는 책인데요.

식물원과 서울대 연구팀이 함께 집필한 책입니다.

이 책에 나온 식물들 일부를 식물원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책을 펴내는 데 무려 10여 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북한 식물을 연구하는 이유는 남북한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인데요.

그 현장으로 지금부터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가는 길마다 대전차 방호벽이 보이고, 군부대 주둔지를 쉽게 볼 수 있는 곳.

한반도 분단 상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강원도 양구입니다.

해발 4~5백 미터의 이 고지대 분지는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습니다.

그릇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펀치볼’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이곳에 국립 DMZ자생식물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생태계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곳인데요.

[길희영/DMZ 자생식물원 박사 : "기후 변화에 따라서도 북방계 식물이 굉장히 취약한 종이어서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남북한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식물연구에서도 북방계 식물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데요.

백두산의 건조한 풀밭에서 야생하는 ‘백두산떡쑥’이 이제 막 꽃봉오리를 움트기 시작했고, 함경북도 무산에서 자생하는 ‘진퍼리꽃나무’는 작은 종 모양의 꽃을 피웠습니다.

[길희영/DMZ 자생식물원 박사 : "이 식물은 황산차란 식물이고요. 보통 북한 지역에 함경북도라든지 평안도 쪽 주로 북한 내에서도 북부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식물입니다."]

강원도 산골의 매서운 칼바람에도 어떻게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을까요?

휴전선으로부터 7km 떨어져 있는 DMZ 자생식물원. 이곳은 해발 620m에 위치해 있어서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은데요.

서늘한 날씨 덕에 북방식물 연구에 최적의 장소로 불립니다.

북방계 식물들이 잘 클 수 있도록 식물원 환경은 갖췄지만, 가야 할 길이 멀었습니다.

[길희영/DMZ 자생식물원 박사 : "(한국에 없는) 350여 종 중에서 우리 식물원엔 21종 정도가 현재 식재돼있고요. 북한 내부를 직접 조사할 수도 없고, 주변 국가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보니까..."]

식물원 한쪽 온실에선 북한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을 증식시키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었는데요.

이제 막 작은 씨앗들이 하나, 둘 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김동학/DMZ자생식물원 연구원 : "하늘매발톱이라고 해서요. 고산식물인데 특이하게도 남한엔 자생하지 않고 저희가 수집사업을 통해서 들어온 식물이거든요. 나중에 DMZ 쪽이나 북한 쪽을 복원하려고 할 때 쓰려고 증식을 시키고 있습니다."]

어렵게 빛을 본 새싹들이 혹시 상처라도 입지 않을까, 만지는 손길들이 조심스러운데요.

북한 식물을 복원하는 뜻깊은 작업인 만큼 연구원들의 자부심도 컸습니다.

[김동학/DMZ자생식물원 연구원 : "DMZ 그리고 북한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들이 못한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 남다른 감회가 있습니다."]

식물원에서는 DMZ 식물 조사와 함께 복원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70년 가까이 미지의 공간으로 남아있는 곳, DMZ 생태계 보전은 식물원의 최대 숙원 사업입니다.

[김상준/DMZ자생식물원 박사 : "저희가 군부대랑 협의해서 (DMZ에) 들어가서 직접 조사를 하면 거기에 어떤 식물들이 나오고 나온 식물을 가지고 복원에 활용한다든가 그런 내용을 연구할 수 있는 게 의의가 있는 거죠."]

그런데 요즘처럼 남북 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DMZ 생태계 연구가 중단되기도 합니다.

4월이면 노란색으로 피는 히어리가 DMZ 자생식물원에도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최근엔 북한 식물을 총망라한 책이 출간됐는데요.

어떤 내용일까요?

우리 나라에서 북한 식물 연구 분야 최고 권위자인 서울대 산림과학부 장진성 교수.

장 교수는 식물원과 함께 “북한 관속식물 총목록”이라는 책을 펴냈는데요.

우리 나라의 북한 식물 연구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나 러시아 등 외국 학자들이 수집해간 식물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장진성/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 "그 나라에 직접 가서 자료들을 다 끄집어내서 사진으로 촬영하고 작업하고 엑셀에 입력하는 과정이 거의 십여 년의 시간이 소요됐던 것 그게 가장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10여 년이 흘러 연구 결실은 맺었지만, 북한의 호응은 끌어낼 수 없었습니다.

한반도 생태계 보전을 위해 남북한의 공동 연구가 절실하다고 장 교수는 말합니다.

[장진성/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 "70~80년이 지나면서도 기록적인 거에 대해서 거의 모여있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북한이 오픈하지 않는 이상은 참 어렵단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는 북녘 땅의 다양한 식물들을 남쪽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기를….

그래서 한반도 전역에 평화의 꽃이 만개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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