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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장 1순위 이성윤 지검장 기소 위기..일선 검사들 반응은

박국희 기자 입력 2021. 04. 17. 14:43 수정 2021. 04. 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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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3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김지호 기자

문재인 정권에서만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요직을 잇달아 맡으며 유례없이 승승장구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검찰 수사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 무마했다는 의혹과 관련 수원지검이 이 지검장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지검장은 최근 자신의 기소 가능성에 대한 언론 보도에도 주변에 관련 언급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서울 서초동 검찰 청사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내부에서 간부들과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면서도 관련 이야기는 일체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작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서 중앙지검 검사들이 단체로 이 지검장에게 ‘용퇴’를 건의한 이후 이 지검장은 중앙 간부들과도 자신의 신상과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다.

LH 부동산 투기 사태 이후 4·7 재보궐 선거의 여권 참패 이전까지만 해도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권의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관련 공수처의 ‘황제 조사’ 논란과 함께 수원지검에서 이 지검장을 기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권 입장에서도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윤 전 총장 사퇴 이후 “전광석화처럼 차기 검찰총장 인선 작업을 하겠다”고 했지만, 지난달 4일 윤 전 총장 사퇴 이후 한달이 훌쩍 넘도록 차기 총장 인선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일부 언론은 “이 지검장이 차기 총장 구도에서 ‘아웃’됐다”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뉴시스

이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지방의 한 차장검사는 “인과응보이고 본인 처신에 대한 업보 아니겠느냐”며 “과도하게 친정권 성향을 보이며 각종 정권 관련 사건을 뭉갠다는 의혹을 받을 때는 ‘검사로서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안됐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연루라는 변수가 튀어나온 만큼 이 지검장을 유력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고려했던 정권으로서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어찌됐든 대검에서도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의견으로 가닥을 잡았다면 정권 입장에서도 피고인 신분의 검찰총장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며 “범죄 수사를 책임져야 할 검찰총장이 임기 내내 재판 받는 신세가 될 텐데 상식적으로 그런 상황이 말이 되겠느냐”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스런 반응도 상당수다. 한 부장 검사는 “문재인 정권에 말 그대로 ‘올인’을 했는데 이제와서 정권이 검찰총장 후보에서 제외한다면 토사구팽(兎死狗烹·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가 없어 삶아 먹는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 써먹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혹하게 버린다는 뜻)도 이런 토사구팽이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권력의 비정한 생리라는 분위기도 있다. 한 검찰 간부는 “권력 입장에서는 잡으라는 윤 전 총장을 제대로 잡지도 못했기 때문에 토끼 사냥에도 실패한 사냥개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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