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에 도전한 '첫 국산 전투기' 드디어 창공을 가르다

김화평 기자 2021. 4.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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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KF-21, 자주국방·경제효과 기대] 세계 8번째 독자 개발 국가로 도약
/그래픽=김영찬 기자
지난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이 열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전투기 개발을 천명한 지 20년 만이다.

KF-21은 ‘21세기 첨단 항공 우주군으로의 도약을 위한 중추 전력’,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공군은 시제기 출고를 앞두고 실시한 대국민 명칭 공모를 통해 ‘KF-21’을 고유명칭으로 결정하고 공군의 상징으로 통용되는 ‘보라매’를 통상명칭으로 정했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은 2001년 3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2015년까지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방위사업청은 2015년 12월 KAI와 체계개발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1월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2018년 기본설계(PDR)를 마치고 2019년 2월 부품 가공을 시작으로 그해 9월 상세설계(CDR)를 통과했다. 시제기 출고식 이후 내년에는 초도비행을 준비하게 된다. 오는 2026년 6월까지 지상·비행시험을 거쳐 KF-21 개발을 완료하면 한국은 세계서 13번째로 자체 전투기 생산 반열에 오르며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독자 개발 국가가 된다.

해당 전투기는 음속의 1.8배에 달하는 비행속도와 7.7톤의 무장탑재력으로 전천후 기동성·전투능력을 갖췄다. 공중 교전은 물론 육로와 해로를 통한 침투세력의 무력화와 원거리 방공망 타격까지 다양한 작전 수행도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 이날 기념사에서 “100여년 전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한 선각자들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광복군에 공군을 창설하는 꿈을 꿨다. 우리 손으로 우리 하늘을 지키자는 선조들의 꿈을 이루게 됐다”며 “이제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을 마치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항공산업 발전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며 “민·관·군 모든 개발진과 참여 기업의 노력과 국민들의 응원이 함께 이룬 성과다”고 말했다.


미국 ‘전투기 갑질’ 그만… 기술 독립 필요성 느껴



KF-21 시제기 출고식이 열리기까지 길은 쉽지 않았다. 전투기와 관련해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4년 미국 항공우주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으로부터 7조4000억원에 F-35A를 40대 도입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록히드마틴은 핵심기술 이전과 함께 군사통신위성도 제공해주기로 약속했지만 이후 일방적으로 기술이전을 거부했다.

앞서 2009년 F-15K 전투기 1차 도입 당시 한국은 록히드마틴에게 야간 정찰 장비 ‘타이거아이’ 10여대를 구매했다. 훗날 문제가 발생해 수리를 요구하자 록히드마틴은 해당 부품 생산이 중단됐다는 이유로 도입 초기와 비교해 6배나 오른 부품 가격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갑질’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한국형 전투기를 만드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반면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였다. 2015년 방위사업청이 사업 예산으로 1618억원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했으나 정부 협의 과정에서 670억원으로 삭감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방과학연구소는 “예상보다 개발비용이 더 들어가더라도 한국형 전투기가 있다면 항공 부품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해진다”고 주장하며 한국형 전투기 개발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서성조 KAI 비행시험제어팀 책임은 지난 10일 청와대가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해외업체에게 전자식 비행제어 검증장비(아이언버드) 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 이전받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으나 갑자기 기술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으로 복귀한 사례도 있었다”면서 “그때 기술 독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다”고 설명했다.




최첨단 국산화 기반, 항공기술력 극대화 기대



KF-21은 공군의 장기운영 전투기를 대체하고 영공수호를 담당할 차세대 전투기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 무기체계 연구개발 사업으로 개발비만 총 8조8000억원이 투입되며 양산 후 공군에 납품된다.

KF-21은 쌍발엔진을 탑재하고 저피탐 기술을 적용했다. 길이 16.9m, 폭 11.2m, 높이 4.7m로 F-16 전투기보다 크고 F-18 전투기와 비슷한 크기다. 최대 속도는 시속 2200km, 항속거리는 2900km이며 무장 탑재량은 7.7톤이다.

KAI에 따르면 KF-21은 국산 전투기로 독자적인 성능개량이 가능하고 국내 개발한 무장체계를 항공기에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국내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탄을 장착할 수 있는 데다 향후 부품 국산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해 운영 유지비 절감은 물론 높은 가동률을 보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고용창출 효과



KF-21 사업은 본격적인 개발 착수 이후 국산화 가능 품목을 발굴하는 등 국내 업체의 참여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2017년 무기체계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KF-21의 생산유발 효과는 24조원이고 기술파급효과는 49조원으로 예상된다.

KAI가 국방과학연구소와 1~2차 협력업체 고용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 5년간 1만명이 넘는 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약 2500명 신규 고용으로 실업률 완화에도 기여했다. 2028년까지 취업유발효과는 11만명이며 경제적 효과는 2조1000억원 창출이 예상된다. KF-21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10만개의 일자리와 함께 5조9000억원에 달하는 부가가치가 창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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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평 기자 khp04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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