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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日, 오염수 처리 국제사회 모범 보여야

입력 2021. 04. 2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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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원자력 강국이다.

우리보다 앞서 원자력을 시작했고, 후쿠시마 사고 전에는 우리의 2배 넘는 54기의 원전을 운영했다.

일본은 원자력 강국으로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해 국제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문제없다고 주장하기 전에 이웃 나라는 물론 세계가 겪고 있는 후쿠시마 트라우마의 극복을 위해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도와 모범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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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일본은 원자력 강국이다. 우리보다 앞서 원자력을 시작했고, 후쿠시마 사고 전에는 우리의 2배 넘는 54기의 원전을 운영했다. 일본원자력연구소는 인력이 우리 한국원자력연구원의 2배, 연구비는 3배에 이른다. 또한 핵물질 전용 우려로 국제사회가 금기시하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외에 공식적으로 보유한 유일한 국가다. 일본은 원자력 강국으로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해 국제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정화하고,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는 희석해 내보내겠다고 한다. 일본 주장대로라면 오염수의 삼중수소는 총 3g 정도다. 우주 방사선으로 인해 생기는 삼중수소가 연간 150g 수준이니 자연발생량의 2% 정도다. 오염수는 태평양을 거쳐 우리에게 온다. 태평양의 광활함을 보면 3g의 삼중수소가 우리 바다에 줄 영향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정기적으로 근해의 방사성 물질을 측정한다. 필자가 아는 한 우리 바다에서 방사선 이상 징후가 관측된 적은 없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우리나라 해역의 오염을 거론하는 것은 우리 수산업만 위축시킬 뿐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우리 연안에 미치는 영향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다. 첫째, 유엔해양법의 취지다. 어떤 오염물질도 바다에 버리면 희석돼 문제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래서 해양 투기 오남용 방지를 위해 이 법은 해양오염물질 배출의 극소화를 요구한다. 오염수 방류가 이런 최소 배출 원칙을 준수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일본이 우리나라와 주변국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다. 둘째, 오염수 정보의 투명성이다. 오염수 정화 수준, 방류 절차와 속도 등은 환경영향평가의 핵심 정보임에도 일본에서 오는 정보조차 혼란스럽다. 오염수 정보와 처리에 지속가능한 국제 검증체제가 필요한 이유다. 셋째, 국제사회 규범이다. 후쿠시마 사고로 국제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탈원전의 빌미까지 됐다. 후쿠시마 전에도 원전 사고는 있었다. 국제사회는 사고를 딛고 원전을 더 안전하도록 해왔고 여기에 사고 당사국은 큰 기여를 했다. 이것이 원자력의 국제사회 규범이다.

스리마일 원전 사고 후 미국은 원전운영자기구를 세웠다. 이는 원전 안전과 신뢰성 증진의 토대가 됐다. 체르노빌 사고는 세계원전사업자협회 발족의 계기가 됐다. 운전 경험 공유로 원전 안전을 촉진하고 있다. 사고 당사자였던 옛 소련은 철의 장막을 걷고 창립 회의를 모스크바에서 열었다. 후쿠시마 사고 후 일본이 국제사회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협력이 중한 때 일본 정부는 월성원전도 삼중수소를 배출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잘못된 주장이다. 월성원전의 삼중수소는 전기 생산의 부산물로 불가피하게 나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방출 최소화에 전력을 다한다. 누구도 일본의 정상적인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시비걸지 않는다. 하지만 후쿠시마 오염수는 정상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월성원전과 비교할 순 없다.

동아시아에는 한·중·일 원전이 밀집돼 있다. 안전을 위한 지역 협력이 긴요하다. 유럽은 파리협약으로 원전 사고 손해배상을 분담하고 유럽원자력기구를 통해 기술 개발을, 서유럽원자력규제자협회를 통해 안전 규제를 협력한다. 동아시아도 이렇게 해야 한다. 후쿠시마 사고는 지역 협력의 촉진제가 될 수 있었다. 이런 협력이 진작 됐으면 오염수 정보의 투명성과 처리의 적정성을 담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문제없다고 주장하기 전에 이웃 나라는 물론 세계가 겪고 있는 후쿠시마 트라우마의 극복을 위해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도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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