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식 기자와 평양 함께 걷기] 김일성 일가의 세습독재는 영원히 계속될까? ②
지난 글에서 김일성 일가의 세습독재가 영원히 계속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 김일성 일가의 세습독재는 영원히 계속될까? ① [안정식 기자와 평양 함께 걷기]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278222 ]
이번 글에서는 김일성 일가의 집권이 언젠가 끝나게 된다면 그 이후의 북한 권력은 누가 잡게 될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습독재가 끝난다는 것은 김 씨 일가와 그를 둘러싼 엘리트 간의 운명공동체가 허물어진다는 것으로 기존 권력층 내부에 균열이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권력층의 균열은 통제 체제를 이완시킴으로써 시민혁명의 공간을 열어줄 수 있지만 북한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점은 이전 글('대중시위로 무너진 동독, 북한에서도 가능할까?')에서 살펴본 바 있습니다.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270011 ]
차우세스쿠와 깊은 연관 있던 세력이 권력 잡은 루마니아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270011 ]
이런 루마니아에서 차우세스쿠 정권이 몰락한 것은 1989년 동구권 민주화의 물결 때문이었는데, 차우세스쿠의 뒤를 이어 루마니아에서 정권을 잡은 쪽은 일리에스쿠를 중심으로 한 '구국전선' 세력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구국전선'은 차우세스쿠에 반대하던 세력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구국전선'의 실세 그룹은 공산주의자들과 군인들로 차우세스쿠 정권과 깊은 연계를 가지고 있던 인물들이었습니다. 차우세스쿠 정권이 대중시위로 무너진 만큼 그와 연계된 세력들은 퇴진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세력들이 정권의 전면에 등장하는 것이 순리였겠지만, 차우세스쿠 이후의 권력도 차우세스쿠 정권과 깊은 연계를 가지고 있던 세력들이 다시 잡는 희한한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루마니아에는 차우세스쿠에 반대하는 반체제세력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대중이나 김영삼처럼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며 새로운 시대의 구심점이 될 야당 정치인이나 세력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구국전선'이 권력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루마니아 국민들의 변화 열망을 대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조직화된 야당 세력이 없던 권력 공백기에 스스로 지도부를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었습니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구공산계 인사들이 루마니아에서 유일한 정치 엘리트그룹인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이들은 차우세스쿠 정권에서 가장 비난받던 정책들을 일부 수정했지만 기본적으로 구공산주의 관료체제를 재생시켰습니다. 루마니아 혁명이 '사이비 혁명'이었으며 혁명이 '납치'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 씨 일가 무너져도 그 측근들이 권력 잡을 가능성 높아
이러한 권력 이양에 대해 북한 주민들의 별다른 저항도 없을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권력이란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닌 권력자들이 으레 나눠가지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비해 변화가 생기길 기대하겠지만 그러한 변화가 민주화와 연관된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도 미비할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개혁 개방 내세우는 권력자 등장할 것
하지만 만약 보수 강경파가 정권을 잡게 될 경우 그 정권은 오래 가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 씨 일가 이후의 집권자는 북한 권력의 가장 큰 정통성 요소였던 '백두혈통'을 주장할 수 없기 때문에 집권의 정통성을 선전할 다른 요소를 찾아야 하는데, 이는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일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 개혁개방은 필수적입니다. 새로운 집권자가 '백두혈통'이라는 정통성을 주장하지도 못하면서 보수 강경정책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도 이뤄내지 못할 경우 불만은 고조되고 머지않은 시기에 다른 세력의 도전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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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식 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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