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직원이 건 한 통의 전화, 생명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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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밤 11시 30분.
편의점 직원은 이어 "손님이 들어와 '번개탄이 있느냐'고 물어봤고 '없다'고 하자 밖에서 번개탄을 사 들고 다시 찾아와 술을 구매한 뒤 나갔다"며 "위험한 생각을 한 것 같은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신고한 편의점 직원에게는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생명을 구한 편의점 직원인 장은지 씨를 만나 왜 신고하게 됐는지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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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탄·술 들고 간 손님 걱정된다"…편의점 직원 신고로 생명 구해
지난 18일 밤 11시 30분. 전북경찰청 112상황실의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신고자는 전북 전주의 한 편의점 직원. "조금 전 왔다 간 손님이 걱정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편의점 직원은 이어 "손님이 들어와 '번개탄이 있느냐'고 물어봤고 '없다'고 하자 밖에서 번개탄을 사 들고 다시 찾아와 술을 구매한 뒤 나갔다"며 "위험한 생각을 한 것 같은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경찰관들이 곧바로 출동했지만 이미 편의점을 떠난 손님의 행방은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때 경찰관과 편의점 직원이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손님이 술을 사며 결제한 카드회사에 연락해 "계산을 잘못했으니 손님이 편의점으로 전화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손님은 다행히 편의점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연락처를 확보한 경찰관들은 위치를 확인해 손님의 집으로 갔고 극단적 선택을 막았습니다. 신고 30분 만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손님을 설득했고,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신고한 편의점 직원에게는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작은 관심이 극단적 선택 막아…신고 유도할 방법 필요"
생명을 구한 편의점 직원인 장은지 씨를 만나 왜 신고하게 됐는지 물어봤습니다. "사간 물건도 물건이지만 표정과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며 "얼마 전 전주의 한 마트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뉴스가 기억나 신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 전북 전주의 한 마트 주인은 술과 번개탄을 사간 손님의 차량 번호를 적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위치 추적 끝에 경찰은 차량을 찾아냈고 해당 손님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편의점이나 마트 종사자들의 신고로 생명을 구하는 일이 잇따르면서 신고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전주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소상공인들에게 번개탄을 팔 때 신경 써달라고 알리고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판매자들의 관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극단적 선택이 의심되는 사례와 신고법 등이 적힌 지침을 만들어 나눠주거나 번개탄 포장지에 극단적 선택 예방 문구를 넣는 등의 방법도 제안했습니다.
끝으로 편의점 직원인 장 씨에게 할 말이 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울먹이며 손님에게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마음을 감히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예쁜 인생 사셨으면 좋겠어요."
서윤덕 기자 (duc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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