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대 동아리방서 숙식하던 40대男.. 알고보니 실직 선배
고려대학교의 한 동아리방에 무단 침입해 숙식을 해결하던 40대 남성이 학생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알고 보니 최근 일자리를 잃고 모교를 찾아 온 대학 선배였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지난 8일 오후 8시 15분쯤 성북구 고려대 인문캠퍼스 학생회관 5층의 한 동아리방에 무단 침입한 A(41)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A씨를 발견한 것은, 개인 짐을 찾으러 동아리방에 들른 고려대생 박모(24)씨였다. 당시 A씨는 소파 위에서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고 있었고, 옆에는 그가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매트리스 등 개인 침구류가 있었다고 한다. 낯선 중년 남성을 보고 박씨가 “누구세요”라고 묻자, A씨는 “14학번 선배고 이 동아리 출신”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수상함을 느낀 박씨는 건물 2층으로 내려가 경비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인근 지구대에서 출동했지만 A씨는 이미 도망친 뒤였다. 건물 CCTV에는 3층 화장실에 들러 외투를 입고, 신발을 갈아 신은 채 A씨가 달아나는 모습이 찍혔다. 박씨는 “동아리방을 살펴보니 사라진 물건은 없었고, 다만 냉장고에 A씨가 반쯤 먹다 남긴 족발과 깻잎이 있었다”고 했다.
수상한 침입자에 학생들이 ‘동아리방을 잠그겠다’고 하자, 경찰은 “다시 올 수도 있으니 잠그지 말고 기다려보라”고 했다고 한다. 이틀 뒤인 지난 10일 낮 4시쯤, 해당 동아리방 옆 세미나실에서 A씨가 또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번엔 도망치려는 그를 학생들이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체포된 그는 “가출했는데 그냥 보내달라”고 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실제 고려대 졸업생이었지만 ‘동아리 선배’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한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그는 “한 달 전쯤 가족들과 마찰이 있어 가출했다”며 “모교이기도 하고, 와이파이(무선 인터넷)도 잘 잡혀서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7일 처음 학교를 찾았고, 교내를 거닐다 24시간 열려있는 학생회관 건물을 발견해 동아리방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최근까지 직업이 있었고, 현재 무직 상태로 구직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A씨는 무단 침입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경찰은 그를 건조물 침입죄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0세 여교사와 15세 소년의 러브스토리…드라마 제작되는 실화 주인공은
- 이창용 한은 총재 “환율, 물가 중동 사태가 최대 변수”
- 이웃에 폭행당한 70대 치료 중 숨져… 피의자 살인죄 적용
- 의협 “의료개혁 특위 불참...회복 가능 기간 1주 남아”
- “힘든데 그만들 좀”…김새론, 복귀 무산 후 올렸다 삭제한 게시물
- 대전 옥계동 빌라 화재 1명 사망… “소파에 불 났다” 신고
- “한국은 행복한 나라” 삼바 스타된 부산 출신 브라질 대사
- "카페에 오래 앉아있다 쫓겨났어요" 사연에 네티즌 와글와글
- 홍준표 “한동훈, 尹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더이상 질문 사양한다”
- “도핑 中 수영 선수 도쿄 올림픽 대거 출전”…메달 박탈 전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