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자·이대녀 탓이라뇨" 시국선언 나선 청년들

최민지 기자 2021. 4. 2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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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선거 이후 담론 되자
청년 시민단체 모여 목소리
"비정규직·주거권 등 불평등
세대 아닌 자본체제의 문제"

[경향신문]

청년들이 주축인 기후·여성·노동·교육·학생단체 모임 ‘청년·학생 시국선언 원탁회의’가 오는 30일 청년 시국선언을 한다. 김건수 원탁회의 집행위원(25)은 21일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청년 시국선언”이라며 시국선언 추진 계획을 밝혔다.

원탁회의는 지난 재·보궐 선거 이후 ‘이대남’ ‘이대녀’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분출되는 청년세대 담론에 비판적이다. 김 집행위원은 “정치인들이 지금 청년을 말하는 것은 불평등과 같은 근본적 문제를 축소·은폐하기 위한 알리바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원탁회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둘러싼 논란(‘인국공’ 사태) 이후 나온 이른바 ‘공정 담론’을 비판하며 지난해 11월 제안돼 이달 초 결성됐다. 청년기후긴급행동, 학력·학벌차별 반대단체인 ‘투명가방끈’, 대학가 페미니즘·소수자인권 소모임, 노학연대 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 집행위원은 “비정규직, 기후위기, 주거권, 여성 인권 등 청년이 처한 현실은 매우 자본주의적인 문제임에도 정치인들은 체제가 아닌 세대를 이야기한다”며 “기존 정치세력들이 사태의 본질을 세대의 문제로 축소함으로써, 이들은 결국 자신들(거대 양당)이 여전히 문제를 풀 수 있는 세력이라는 착시를 시민들에게 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시국선언은 청년의 삶을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확한 시대 규정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김 집행위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년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민주주의와 공화정의 회복을 외쳤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이 정부 또한 사회적 불평등이 아닌 검찰개혁이라는 협소한 문제만을 콘텐츠로 삼았다”며 “현 상황을 ‘권리의 상품화’와 ‘민주주의의 시장화’로 규정하고 패러다임 전환을 말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보궐선거는 대선의 전초전이었고 앞으로 언론은 거대 양당 중 누가 집권하느냐만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현 정부를 정확히 평가해야 하는 이 시기에 노동과 소수자, 여성,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 대해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원탁회의는 지난 6일 시국선언 취지에 동의하는 100인을 우선 발표한 데 이어 23일 오전 서울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시국선언의 취지를 알리고 더 많은 사람의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다. 29일까지 참여자를 모집해 30일 1000인의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한다는 계획이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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