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CPU 진출” 인텔 “車 반도체 생산”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1. 4. 2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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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반도체 패권 전쟁
엔비디아의 첫 서버용 CPU '그레이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업체들이 기존 영역을 벗어나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 첨단 테크의 근간이 되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현재 시장에 안주해선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과거 인텔이 독식하던 CPU(컴퓨터 중앙처리장치) 시장에 엔비디아가 가세했다.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인 인텔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애플·아마존·구글 등은 기존 반도체 공급처와의 거래를 끊고 자체 칩 개발에 나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과 반도체 공급 부족 등으로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고 했다.

◇CPU 시장 3파전 시작

지난 12일(현지 시각) 엔비디아는 자사 행사인 ‘GTC 2021’에서 엔비디아 최초의 서버용 CPU인 ‘그레이스(Grace)’를 공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는 “그레이스는 현대 데이터센터의 기본 구성 요소가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사업)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인 GPU, 데이터처리장치인 DPU에 이어 중앙처리장치인 CPU까지 새로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CPU 시장의 ‘맹주’인 인텔을 위협하게 된 것이다. 엔비디아는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영국 ARM의 기술을 바탕으로 이 칩을 만들고, 2023년 판매할 예정이다. 인텔은 현재 서버용 CPU 시장점유율이 92.9%에 이른다. IT 전문매체 엔가젯은 “엔비디아의 CPU는 인텔의 주요한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엔비디아 발표 후 인텔 주가는 4% 하락했다.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 나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영역을 깨는 곳은 엔비디아뿐만 아니다. 인텔은 지난달 24일 200억달러(약 22조4000억원)를 들여 2024년까지 파운드리 관련 생산 라인을 2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생산을 넘어 반도체 생산이 필요한 미국과 유럽의 IT 기업들에 위탁 생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비율을 높이라는 바이든 정부의 요구에 인텔이 적극 호응하는 모양새다. 인텔은 또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을 보이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차량용 반도체 제품을 인증받는 데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이미 관련 작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경쟁자와 손잡았다. 대만 경제일보는 지난 13일 삼성전자가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UMC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U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7.4% 수준으로 세계 4위다. 점유율 2위(15.9%)인 삼성전자는 UMC에 이미지 처리 관련 패널 구동칩 등을 생산 위탁하고, 자사 파운드리에서는 EUV(극자외선 공정)를 활용한 첨단 제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구글, 아마존 등은 자체 칩 개발

그동안 인텔 등에서 반도체를 사들여 자사 제품에 탑재하던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은 자체 맞춤형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직접 반도체를 만들어 안정적인 공급을 꾀하고, 자사 서비스에 더 알맞은 맞춤형 칩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업계에서 “IT 제품·서비스 업체들이 이제는 모두 반도체 기업이 돼가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애플은 작년 11월 직접 설계한 프로세서 M1을 공개했다. 애플은 이 칩을 맥북에어 등 노트북에 탑재했고, 20일(현지시각)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에도 넣었다. 아마존도 자체 하드웨어 네트워크 스위치를 위한 맞춤형 칩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차세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 칩을 자체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BC는 지난 16일 반도체 산업을 분석하며 “반도체 부족 사태 속 반도체 기업들 간의 리더 경쟁과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이라며 “승자와 패자 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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