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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30 원탁회의 미래세대 주역으로 키우자

입력 2021. 04. 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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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기념, 기후정상회의를 소집해 미국의 야심찬 온실가스감축 목표와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합니다. 취임 첫날 파리기후변화 협정에 복귀하는 문서 서명을 시작으로 집무에 착수한 바이든 대통령을 보면서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 기후정상회의의 초청을 받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도 사례로 제주 카본프리 정책을 발표했던 일이 엊그제 같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기후정책이 폐기되었다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시 살아나는 걸 보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특히 국경과 인종을 넘어 2030 미래세대의 앞날이 걸린 일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석탄발전 조기퇴출과 전기차 전면 확대, 온실가스 50% 감축 등을 발표하며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특사로 임명된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지난 주말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케리 특사가 정의용 외교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한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국의 온실가스감축 목표 상향조정 △석탄발전 조기퇴출 △해외석탄 공적금융 중단 등 크게 세 가지라고 합니다. 어제 청와대에서 해외 석탄금융 중단방침을 서둘러 발표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겠지요.

문재인 정부에게는 야속한 일이겠지만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대단히 부정적입니다. 말로는 그린뉴딜과 탄소중립을 외치지만 정작 중요한 온실가스감축은 그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공식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하락 추세를 보이던 온실가스 증가율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는 2.1%로 올라갔고, 2018년에도 2%가 증가한 것으로 나옵니다. (2016년에는 0.2% 증가) 왜 그런 걸까요. 전문가들은 석탄에 비해 온실가스배출이 30분의 1도 안 되는 원전 가동을 줄인 게 주 원인이라고 합니다. 원전 가동률을 높인 2019년에 온실가스 배출이 4% 줄어든 것과 맥락을 같이합니다. 묘한 일은 진보를 자처하는 집권세력이 8.8기가 규모의 신규원전은 중단하고 7기가 규모의 신규 석탄발전 건설은 그대로 두고 있는 점입니다. 그러니 미국으로부터 석탄발전 조기퇴출하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훨씬 더 높이라는 ‘쓴소리’를 듣는 거겠지요. 급작스레 탈원전을 밀어붙인 나머지 탈석탄이란 시대적 흐름을 놓친 후과라 하겠습니다.

저는 2014년 제주지사에 취임한 이래 재생에너지 100%, 전기차 100%를 목표로 카본프리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 결과 재생에너지 14%, 전기차 2만 대를 돌파하게 되었습니다. 제주가 탄소중립의 원조라는 말까지 나오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험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간헐적인 재생에너지를 24시간 뒷받침할 기저발전에 대한 국가적 고민이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저는 지난주 국회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신기후에너지 5대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첫째 탈석탄으로의 정책기조 전환, 둘째 재생에너지와 미래형 원전의 조화, 셋째 한·미·중·일 국가정상협의체 구성, 넷째 초당적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 운영, 다섯째 2030 미래세대의 기후에너지 정책참여 보장이 주요 내용인데 구체적 추진을 위해 기후에너지 특위와 2030 원탁회의를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2030 미래세대입니다. 탄소중립 목표연도인 2050년이면 지금으로부터 30년 뒤. 지금의 2030 세대는 그때 가면 50대, 60대가 됩니다. 지금 10대는 40대가 되지요. 2030의 미래를 결정하는 정책을 기성세대가 일방적으로 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당연히 이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정책에 참여할 권리와 역할이 보장되어야지요. 기후변화는 기성세대에게는 머릿속의 문제일지 모르지만 미래세대에게는 생존이 걸린 실존의 문제라 차원이 다릅니다. ‘2030 미래세대 원탁회의’를 국가적으로 설치, 이들의 목소리가 공유되고 이들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우리 기성세대가 길을 열어 줄 것을 이 지면을 통해 다시금 호소합니다.

단순히 형식적 차원이 아니라 2030 미래세대가 중요사안에 대해 정책형성은 물론 예산편성과 심의과정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참여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기성세대는 2030 세대가 이 시대의 주역이 되도록 새로운 교육과 일자리 창출, 리더십 육성에 앞장서야 합니다.

올해로 51년째를 맞이하는 지구의 날. 1970년 당시 26살의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라는 청년에 의해 촉발되었다는 점을 상기하며 한국일보가 내달 12일 개최하는 한국포럼 ‘지구의 미래, 한국의 미래’ 에서도 그런 울림이 증폭되기를 기대합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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